“지상군 아직 가자지구에 주둔 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통신이 중단된 가운데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을 단행했다. 이날 공격은 특히 하마스의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밤사이 자국 전투기 100대가 가자지구 북부의 땅굴과 지하 테러 기반시설 등 150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가디언은 이번 공습이 지난 7일 양측 충돌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라고 전했다.
2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향해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날 저녁부터 가자지구 전역의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가 거의 전면 중단돼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렵지만,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 가자지구 외곽의 언론 카메라에는 밤하늘을 주황색으로 물들이는 공습과 포격이 밤새 끊이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하가리 소장은 지상군이 밤새 가자지구 북부에 진입한 사실을 밝히며 “군대는 (진입 12시간 이후에도) 여전히 가자지구에 주둔 중”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지상군 진입을 ‘전면적 침공’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또다른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도 “부대가 여전히 가자지구 내부에 있지만, 아직 대규모 지상 침공을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28일 오전 10시가 지났는데도 가자지구 내부에서는 산발적으로 기관총 사격 소리가 들리며 전차포가 쏜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포탄이 터지는 소리도 들린다고 전했다.
2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AP뉴시스 |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가자지구 통신이 두절돼 ‘완전한 혼란’ 속에서 이뤄졌다고 현지에서 취재 중인 영국 BBC방송 루시디 아부알루프 기자가 전했다. 그는 “가자지구 북쪽에서 지금껏 본 적 없는 규모의 대규모 폭격이 있었다”며 “구급차 운전자들은 ‘어느 누구와도 연락이 안 된다’며 폭발이 일어난 방향으로 향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아부알루프 기자는 “폭격 피해가 적었던 (남부) 칸유니스에서도 사람들이 가족들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가 안 돼 곳곳이 패닉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격은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가 가자지구에 갇혀 있다가 풀려난 이스라엘 여성 요체베드 리프시츠(85)가 지난 24일 거미줄 같은 거대한 지하 터널 안에 갇혀 있었다고 증언한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하마스는 주로 가자지구 북부에 총길이 500∼800㎞ 땅굴을 파놓고 건물 사이를 오가는 통로 겸 벙커, 무기고 등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