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2월 17일 뉴욕에서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매튜 페리. AP=연합뉴스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 챈들러 빙으로 출연해 인기를 모은 배우 매튜 페리가 54세로 사망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LA 경찰은 "이날 페리가 LA자택의 더운 물이 담긴 욕조(자쿠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응급대원들이 심장마비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해 그를 살리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사망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LA경찰국의 강도살인 수사관들이 페리 사망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울 플레이'(타살 의미)의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 연예매체 TMZ도 소식통을 인용해 "자택 현장에서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그가 집의 욕조에서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욕조에서 의식을 잃고 익사까지 이르게 된 원인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페리는 1994년 NBC에서 방송을 시작한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할을 맡았다. 6명의 싱글 뉴요커의 삶과 우정을 다룬 이 작품은 2004년까지 10개 시즌이 방송됐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으며, 미국 최고의 시트콤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페리의 개인적 삶은 순탄치 않았다. 촬영 중 제트 스키 사고를 당했고 진통제에 의존하게 됐다. 점차 알코올과 마약성 진통제에 빠져들면서 그는 중독으로 고통 받았다.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 『친구들, 연인들, 그리고 크고 끔찍한 것』에서 그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한때 55개의 바이코딘(마약성 진통제 중 하나) 알약과 1쿼트의 보드카를 마셨다”고 고백했다. 또 그 후유증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2018년엔 대장이 터져 2주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5개월간 병원에 입원했으며, 9개월간 장루주머니(인공항문)를 사용해야만 했다.
그는 당시 '프렌즈' 동료들이 자신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회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건강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