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쇄 3주차 가자지구 ‘아비규환’ ◆
수도관 하수도로 오염돼 더 더러워
밀가루 등 식료품, 위생용품 훔쳐
이스라엘 봉쇄에 연료도 바닥나
사회질서 유지 사실상 어려워
3주간 가자지구 어린이 사망 급증
지난 3년 전세계 분쟁지 희생자 웃돌아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 해변에서 주민들이 바닷물로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가자지구 내부 상황이 아비규환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공습과 완전 봉쇄로 인해 인도주의가 붕괴하자 사회질서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 수 천명이 (유엔의) 구호품 창고와 물품 배분 센터에 난입해 밀가루, 위생용품 등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을 가져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극단적인 봉쇄 속에 전쟁이 3주를 넘어가면서 시민 질서가 무너지는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밝혔다. 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난 28일 4개의 창고에 난입해 식료품 등을 약탈했다.
적지 않은 수의 주민이 극한 상황에 내몰리자 법률을 어기고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 이후 6차에 걸쳐 가자지구에 대한 물자 지원이 있었지만 양을 모두 합쳐도 트럭 100여대 분량이다.
전쟁 전 가자지구 주민들은 일 평균 구호트럭 400대 분량의 물자를 원조받아 생활했었다. 게다가 석유 등 연료는 반입되고 있지 않다. 시민들이 이번에 턴 창고에도 연료는 없었다고 UNRWA는 밝혔다.
완전 봉쇄 3주차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AP통신은 가자지구의 한 해변에서 주민들이 목욕을 하고, 설거지와 빨래도 하고 있는 모습을 전했다.
연료가 차단되면서 담수화 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공습으로 인해 수도관 등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된 데 따른 결과다.
수도를 통해 나오는 물은 하수 등에 의해 오히려 더 오염돼있어 차라리 바닷물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지난주 가자지구 남부로 연결되는 2개 송수로를 개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사실상 지상전을 개시한 시점이라, 앞으로 민간인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7일부터 29일까지 사망자 수가 7960명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컸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에서 지금까지 적어도 325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어린이 희생자가 3195명에 달했다면서 이는 적어도 지난 3년간 전 세계 20여개국의 분쟁지역에서 나온 연간 어린이 희생자 수보다도 많은 수라고 지적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사망자의 73%가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취약 계층이다. 부상자는 2만명 이상이다. 다만 가자지구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관리를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 해변에서 한 여성이 빨래를 널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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