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이후 첫 모습 드러낸 전씨, 남씨 주장 반박
“임신테스트기 가짜 아냐…누구 애든 안 중요했다”
남씨 “다 속았다” 주장 엇갈려…전씨 고소 예고
30일 전청조씨가 사기 의혹 등 논란 이후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인터뷰하는 모습.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투자 사기 및 재벌 3세 사칭 등 의혹과 관련해 “죗값은 받겠다”면서도 “범죄 수익 대부분을 남현희를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등 남씨의 주장을 공개 반박하고 나섰다. 남씨는 “전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그를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히며 이들의 진실 공방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청조씨는 30일 공개된 채널A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기 의혹이 일고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먼저 자신이 유명 그룹의 혼외자이자 재벌 3세가 아닌 할머니와 함께 자란 ‘법적 여성’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앱 개발 등 투자 사기로 고소·고발된 사건에 대해 금전적 이득을 챙긴 사실도 인정하면서도 받은 투자금 대부분은 남씨와 남씨의 가족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남현희 대출금 갚아주고 남현희 차 사주고 남현희 딸에게도 용돈 주고 이렇게 쓰이기도 했고, 남현희 어머님한테 매달 용돈 드렸고 남현희 명품 뭐 이런 것들 카드값 내주고”라면서 “따로 모아놨거나 그런 돈은 없다”고 했다.
전씨는 남씨가 재벌 3세가 아니라는 자신의 실체를 안 건 지난 2월이라고 주장했다. 재벌 3세로 사칭하려 기자 역할 대행을 고용한 사실을 남씨가 알아챘고, 그 당시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놨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현재 법적으로 여자”라며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고, 남자가 되기 위해 현재 그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했다. 자신이 남녀 주민등록증 2개를 소지하고 있다는 남씨 주장도 사실이 아니며,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지난 7월쯤 가슴 절제 수술을 했는데 이는 남씨의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씨가 ‘가슴 때문에 남들한테 여자라는 걸 들키겠다’고 했고, 저는 진심으로 (남씨를) 사랑했기 때문에 큰 결심을 해서 수술을 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씨가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갖다 줘 임신 사실을 믿었다는 남씨 주장에 대해서도 “경호원이 사온 걸 전달했을 뿐 가짜 테스트기를 갖다 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걸로 남씨가 검사했을 때 두 줄이 나왔느냐’는 질문에는 “두 줄이 나왔다”고 답했다.
그는 “유산 증상이 보여서 경호원이랑 다 같이 산부인과에 간 적도 있다”며 “병원에서는 ‘노산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유산이 된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자신으로 인한 임신 가능성이 없는데 아이를 낳자고 했던 것과 관련해선 “남씨를 좋아하고 사랑했기에 누구 아이라도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사기 의혹에 대해 “경찰 조사에서 다 얘기할 것”이라며 “피하거나 그럴 의향은 전혀 없다.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고, 제게 어떠한 처벌이 있든 인정하고 그 죗값을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이 드러난 이후)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며 “피해자분들께 정말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전청조씨의 사기 의혹에 대해 인터뷰 중인 전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씨. 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
그러나 남씨는 같은 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전씨의 발언에 정면 반박했다. 특히 재벌 3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이 지난 2월부터 알았다는 전씨 주장에 대해 “지난 23일 잡지사 인터뷰 보도 이후에 알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남씨는 “만난 이후 계속 의심이 되긴 했지만 그때마다 (전씨가) 어머니 통화나 아버지 사칭 문자로 속였다”며 “최근 피해를 보았다는 투자자들이 집으로 찾아왔는데, 전씨에게 ‘사기를 친 거냐’고 묻자 이때도 ‘투자를 받는 중이었지, 사기를 친 게 아니다’라고 발뺌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전씨의 주장을 믿게 된 배경에 대해 “어느 날 제 옆에 누워서 본인이 남자라는 것을 노출시켰다. 보여주는 노출이 아니라 절 당황하게 한 스킨십이 먼저 있었다. (전청조가 성관계를 시도했는데) 분명 남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한 신체를 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실제로 보지는 않았다. 제가 그걸 보게 되면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고 성전환 수술 사실을 힘겹게 고백했기 때문에 그걸 보자고 하면 상처가 될 것 같았다”며 “남녀 사이의 관계가 자주 있었던 것도 아니고 중요부위를 뺀 나머지만 봤다”고 덧붙였다.
전씨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고, 이를 SNS에 자랑해온 것과 관련해선 “최종 목표는 저였던 것 같다. 제 얼굴과 이름이 필요했다”면서 “처음부터 제게 명품을 선물했다.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이 적응이 안 됐지만 (전청조가) 상위 0.01% 학부모들을 상대하는 펜싱 사업을 하기 때문에 명품 옷을 입고 고가의 차를 타야지 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안 나온다며 선물을 해줬다. 100억 시그니엘도 제 명의로 해준다고 하길래 거절했다. 본인이 쇼핑을 해서 세팅해두고 제가 SNS에 올리지 않으면 서운해했다. 선물은 다 가지고 있고 돌려주고 싶다”고 후회했다.
남씨는 31일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전씨를 고소할 예정이다. 남씨는 “신분을 속인 것을 포함해 걸 수 있는 모든 혐의를 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씨와 함께 살던 집에서 나올 때 실수로 챙겨 온 전씨 명의의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경찰에 임의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전씨의 사기 혐의 고소·고발 건에 대해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경중을 판단해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전씨 사건을 단건으로 보면 달리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고소·고발 건을 병합해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남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펜싱 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묵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처벌이 어렵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윤 청장은 “학교의 경우엔 처벌 규정이 있지만 체육시설의 경우엔 없어 법적인 맹점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