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두 번째 환자가 이식 6주 만에 사망했다. 사진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은 로렌스 포세트씨./메릴랜드의대 제공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두 번째 환자가 이식 6주 만에 사망했다. 이식 수술은 성공했지만 최근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나면서 이종이식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미 메릴랜드의대는 31일(현지 시각)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미 해군 참전용사 로렌스 포세트가 전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메릴랜드의대는 “포세트는 자신의 생체 검사를 읽고 해석했을 뿐 아니라 이종이식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발전을 공헌한 과학자”라며 “향후 이식에서 예방할 수 있는 요인들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분석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포세트의 마지막 소원은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배운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장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새로운 심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세트는 지난 9월 14일 말기 심부전으로 메릴랜드대 의료센터를 찾았다. 수술 직전 심장이 멈췄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심장 이식을 거부됐다. 하지만 미 식품의약국(FDA)가 이종이식을 위한 긴급 허가를 내줬고 결국 9월 20일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돼지 심장은 바이오 기업 리비비코어가 제공했다. 인간에게 심각한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 3개를 유전자 가위로 잘랐고, 인간 유전자 6개를 삽입했다. 이식한 심장이 비대해지지 않도록 성장 유전자 기능도 차단했다.
포세트는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뒤 첫 한 달 간 물리치료를 받으며 아내와 카드놀이를 하는 등 조금씩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최근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나면서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졌다. 당시 의료진은 면역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새로운 항체 치료법을 진행하고 있었다.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첫 번째 환자인 데이비드 베넷은 이식 두 달 만에 사망했다. 심각한 면역 거부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부검에서 돼지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등이 발견됐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