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격했다.
1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 217회에서는 '운명적 만남' 특집이 펼쳐졌다. 만남 소식만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진영, 방시혁의 다채로운 토크가 재미와 감동을 모두 선사했다.
JYP CCO 박진영, 하이브 의장 방시혁 자기님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인연부터 K팝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 피아노 배틀까지 '종합 선물 세트' 같은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유재석도 "오늘 분위기가 들썩거린다. 저희 둘 때문은 아니다. 굉장히 귀한 분들이 오신다. 두 분의 만남에 많은 관심이 가고 궁금하다"라 말문을 열었다.
그러자 박진영은 "이런 날이 있다니"라며 방시혁과 입장하며 "시혁이가 있으니까 안밀리려고 목걸이를 했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방시혁도 "예능 너무 오랜만이다"라며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방시혁은 첫 만남을 회상하며 박진영을 비닐 바지 이슈로만 알고 있었다 밝혀 현장을 배꼽 잡게 했다. 이후 함께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비하인드는 물론 과거 작업실에서 모기 잡기에 꽂힌 박진영이 방시혁과 함께 하루 종일 모기 100마리를 잡은 추억 등 지금의 박진영과 방시혁의 모습에선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박진영은 연세대 지질학과, 방시혁은 서울대 미학과였다. 이와 관련, 방시혁은 "저는 원래 교수가 되려고 했었다. 사실 미학과가 뭔지 모르고 갔다. 저는 속물이라 서울대 법대를 가야 떵떵거리는 삶을 살 수 있는 건가 해서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애매했다"라면서도 "저는 기업가 자질은 없지만 근본 마인드를 미학과에서 배웠다"라 전했다.
박진영은 "저는 6년에 걸쳐 의대 졸업하듯이 했다. 근데 시혁이가 서울대 졸업식에 초대 받아 갔다. 문과대 차석이었다. 갑자기 너무 꼴보기가 싫었다. 저랑 계속 같이 일해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는데"라며 억울해 했고 방시혁은 "그때는 거의 공부를 안 했다"라 겸손하게 말해 더욱 박진영을 화나게 했다.
또한 오랜 기간 함께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한국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이들이 돌연 미국 시장 진출을 결심한 이유와 함께 떠난 미국에서 아는 형의 신혼집에서 한 침대살이를 하고, 양말 대첩을 펼쳤던 그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방시혁은 박진영을 떠나 홀로 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사명이 박진영이 지어준 별명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두 사람의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진영과 헤어져 빅히트를 설립했던 방시혁은 "제가 독립하겠다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화를 낼 거다. 근데 진영이 형은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아. 네가 그냥 나가면 네 생각과 세상은 달라서 생각보다 우린 못 볼 거야. 형이 너 초기에 자본도 대주고 연습생도 데리고 나가'라 했다"며 적극 지원해줬다 밝혔다.
또 방송 최초로 공개되는 박진영, 방시혁의 명곡 피아노 배틀과 '운명적 만남'의 의미를 담은 이들의 협주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여기에 방탄소년단 이야기도 나왔다. 방탄소년단 재계약에 대해 방시혁은 "BTS정도 아티스트는 선택지가 많은데 재계약을 선택해줬다는 거 자체가 레이블의 수장으로서 BTS와 일해왔던 역사를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준 거라서 저에게는 치하 같았다. BTS가 '형 믿고 한 번 더 가보겠다' 했을 때 매니지먼트라는 직업을 택한 20년의 세월 이래 가장 행복했던 기간이었던 거 같다"라 했다.
또 "지금도 사실 따로 경영진이 있어서 사람을 만난다. 그분들이 저보고 '세 치 혀로 천냥 빚을 만든다'라 하더라. 없던 빚을 만들고 오니 제발 만나지 마라고 한다"라고 하자, 박진영은 "얘는 원래 그랬다. 신인 때부터. 시혁이는 친해지면 정말 재밌다. 그 시니컬함에 빵빵 터진다"라 했다.
BTS 제작을 하지 못하게 될 위기도 있었다고. 방시혁은 "멤버들은 자신있는데 빚이 상상을 추월했다. 빚이 백 몇십억이 있었다. 부사장이 '시혁이 이미 니 능력으로 빚 못갚아. 이 팀 1년 해봤자 못 갚는 건 똑같아. 네가 정말 자신 있으면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라 했다. 고민해보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 했다.
그러면서 "BTS가 초기에 안됐다고 생각들 하시는데 아니다. 처음에도 잘됐다. 말을 하기가 좋아서 그렇다. 첫해에 신인상 다 받았고 잘됐었다"라며 "2014년 LA케이팝 콘서트에서 BTS가 공연을 했는데 딱 집어서 LA타임즈가 대서특필했다. 회사에 얘기했더니 '설레발 시작됐다'라 하더라. 하지만 저는 믿었다. '유명해서 유명해진' 전략을 쓰기로 했다"라며 BTS의 벅찬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박진영은 BTS에 대해 조카 같다며 흐뭇해 했다.
"요즘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신다"는 방시혁은 "근데 그래도 관심을 좀 꺼주셨음 좋겠다. 저도 못본 인터넷 기사를 보신다. 부모님하고 식사하러 가면 이사회 들어간 것처럼 보고를 해야 한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성공 후 삶의 변화에 대해 돈에 대해 자유로워진 건 있지만 크지는 않다. 저는 사실 '총맞은 것처럼' 때 제가 되게 성공했다 생각했다. 그때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어졌다. 1년 정도 상담을 받았는데 그때 많이 변했다. 예전에 '위대한 탄생'에 나갔는데 그게 제 실제 모습이다. 상담 선생님이 많은 걸 제게 고치라 하셨다"라 회상했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