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13조 훔치고 "기억 안 나"…FTX 설립자, 최대 형량 110년

by 민들레 posted Nov 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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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및 음모 등 7가지 혐의 모두 유죄…최대 형량 합하면 110년 가능

 

(뉴욕 로이터=뉴스1) 임윤지 기자 = 지난 7월 26일 투자 사기 등 여러 혐의로 재판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미국 뉴욕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3.07.2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인거래소 FTX 설립자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2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사기 및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 때 전세계 거래량 3위까지 이름을 올렸던 FTX는 지난해 파산했고 1년여 만에 창업자는 감옥에 가게 됐다. 검찰이 기소한 사기 및 음모 등 7가지 혐의가 유죄판결을 받음에 따라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0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뱅크먼프리드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가입자를 상대로 한 전신금융사기 및 사기공모, FTX 투자자를 상대로 증권사기 공모 및 상품사기공모, 자금세탁 공모,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총 7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NYT는 이들 혐의로 최대 형량을 받으면 징역 기간이 110년까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재판부의 최종 선고기일은 내년 3월 28일이다.

NYT에 따르면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뱅크먼프리드는 뒤를 돌아 법정에 앉아있던 부모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법정 관람석 맨 앞줄에 앉아있던 그의 어머니는 머리를 감싸며 눈물을 참고 있었고, 아버지는 다른 형제들과 팔짱을 낀 채 뱅크먼프리드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NYT는 묘사했다.

뉴욕 남부 지방검찰청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지난해 FTX 파산 당시 정치적 기부금, 벤처 캐피탈 투자 및 기타 개인 사치 지출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고객돈 100억달러(13조3180억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5주간에 걸친 재판에 참석한 뱅크먼프리드는 "훔치거나 사기 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140번 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을 일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주 연방검찰의 데미안 윌리엄스 검사는 유죄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범죄가 우리가 잡기에는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기꾼들에게 경고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인 산업은 새로운 것일 수 있지만, (뱅크먼프리드가 한) 이런 종류의 부패는 오래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이번 사건을 통해 금융 사기에 대한 선례를 세울 계획"이라며 "더 많은 사기꾼을 잡기 위한 '충분한 수갑'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과거 중국 관료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며 해외부패방지법의 뇌물금지조항 위반 등 5개 혐의에 대해 지난 3월 추가 기소했다. 뉴욕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재판도 내년 2월 전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검찰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2021년 중국 법집행당국이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특정 계좌들을 동결하자 변호사와 로비를 통해 계좌 동결을 푸는데 실패, '1명 또는 그 이상의' 중국 정부 관리에게 최소 4000만달러(약 52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뇌물로 전달한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에 따르면 가상화폐 뇌물은 알라메다 계좌를 통해 한 개인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전달됐고, 그와 동시에 알라메다 계좌들에 대한 동결이 풀렸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