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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이자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를 포위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7일 양측 충돌이 시작된 지 27일 만, 지난달 26일 지상군 투입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스라엘군이 최근 자발리야 난민촌을 연이틀 공습해 1000명 이상의 부상·사망·실종자가 발생하면서 교전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를 일축했다.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한 주민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을 살피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가자시티 신화=연합뉴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우리는 전쟁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단계의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 군이 가자지구 북부 중심부에 진입해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지상작전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이스라엘이 세 방향에서 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갑부대와 보병이 공중 지원을 받으며 하마스가 사용하는 전초기지, 지휘소, 발사대 및 기타 테러 인프라를 공격하고 있다”며 “병력들이 대면 전투를 통해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를 고립·단절시킨 상태에서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한 시가전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전투의 정점”에 있다고 말했다.
 
폭탄과 부비트랩, 매복·기습 공격이 가능한 하마스 땅굴 시스템 등을 고려하면 난해한 시가전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BBC방송은 하마스 대원들이 땅굴을 이용해 ‘치고 빠지기’ 식으로 이스라엘군에 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9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유엔은 대피소로 이용하던 학교 네 곳이 최근 손상을 입고 식수 부족 사태가 악화했다고 밝혔다. 유엔 인권사무소 등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행동에 비례하지 않으며,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번 사태 이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인도주의 차원의 교전 중지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가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련의 교전 중지를 통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고 인질 석방을 원활히 하는 방안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블링컨 장관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우리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트인인 모두를 위해 항구적이며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네타냐후 내각은 출범 초기부터 팔레스타인 정책 등에 대한 미국의 경고를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아왔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그동안 하마스의 전용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하던 가자지구 내 연료 공급을 시작할 수 있다며 다소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하가리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휴전 관련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해체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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