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전청조의 거짓말’ 시리즈 올리며 반박
“너무 힘들다” 토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자신의 SNS에 올린 전청조의 주민등록증 사진. 뒷부분이 숫자 '1'로 시작한다. 남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SNS를 통해 공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남씨는 “제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까지 사기를 치겠나”라며 전청조가 자신을 공범으로 몰기 위해 ‘쇼’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 정말 제가 죽어야 이 사건이 끝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남씨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여럿 올려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남씨는 펜싱 국가대표 이력을 언급하며 “제가 26년 동안 어떻게 지낸 노력의 시간이었는데 그 노력들이 한 번에 무너지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공범이 아니라고 하는데 믿어주질 않는다. 사실 요즘의 저는 정말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전청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남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남씨는 모든 것이 전청조의 ‘쇼’였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전청조와 같이 지낸 것은 맞다. 그런데 전청조가 철저히 숨긴 것을 사기꾼인지 제가 어떻게 아느냐”면서 “운동만 26년, 선수촌에서 20년간 국가대표로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만 했다. 정말 몰랐다”고 강조했다.
특히 “26년동안 가슴에 태극마크 달고 국위선양을 위해 그렇게 인생 다 바쳐 살았다”며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저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도 얼마나 제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정말 몰랐고 답답해 미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남씨는 지난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남씨는 전씨가 명품 옷과 향수, 노트북이 담긴 박스 상자를 보낸 뒤 ‘남현희가 명품 옷과 노트북까지 다 가져갔다’고 언론 인터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씨는 “자기가 물건을 보내놓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정말 쇼를 한다”며 “공범으로 몰기 위해 본인 짐을 저희 집으로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씨가 남씨의 권유로 가슴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도 반박했다. 남씨는 전씨의 가슴 수술과 관련해 “분명 말씀드리지만 저는 물어본 적은 있다”라면서도 “허나 가슴 수술을 하라고 권하거나 강제·강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월 전씨의 가슴 수술은 본인이 아무도 모르게 예약 잡고 가서 진행한 것”이라면서 “모두가 갈비뼈 수술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며칠 뒤 본인 가슴 수술한 것을 저에게 상체를 벗고 보여줬다. 갈비뼈 수술이라 하고 가서 가슴 수술을 받고 돌아와 제게 보여주니 순간 저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본인이 많은 사람들을 속여가며 가서 수술해놓고 지금은 모든 게 다 남현희가 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가 7일 새벽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씨가 보여줬던 주민등록증도 공개했다. 남씨가 공개한 전씨의 주민등록증에는 뒷부분 숫자가 ‘1’로 시작한다.
남씨는 “저에게 왜 속았냐고 물으시는데 15살 차이나는 동생으로 생각돼 정말 불쌍했다”며 “처음 만난 1월 9일 사업제안을 했고 그 뒤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여 언니 동생으로 지냈다. 이미 친한 언니 동생으로 마음이 깊어졌고 그 과정에 전청조가 남자임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본인 인생을 남자로 산다고 하는 것에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기에 전씨의 삶을 존중해줘야겠다 생각했다”며 “그렇게 지내다 저에게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를 보여주었고 애정 공세를 더 적극적으로 하며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전씨는 평소에도 교묘한 말장난과 거짓말로 사람들을 농락한다. 그리고 위협에 빠뜨려 그것을 약점 삼아 흔든다”면서 “저에게도 그랬지만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상처가 많구나 싶어 이해했다. 그런데 사기꾼이고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감싸준 제가 바보 같고 배신감이 크게 들었다”고 호소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