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 두유 모습(왼쪽)과 숨진 뒤 장례를 치르는 모습(오른쪽)
이웃집 반려견이 짖는다는 이유로 구타하고, 바닥에 여러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7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 주거침입, 폭행 혐의로 기소된 A(73) 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23일 오후 3시쯤 이웃 B(75·여) 씨가 키우는 몰티즈가 자신을 향해 짖는다는 이유로 가만두지 않겠다며 B 씨의 만류를 뿌리치고 B 씨 집에 들어가 몰티즈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주먹으로 개를 여러 차례 때린 것도 모자라 바닥에 내리치고 발로 밟았고, 개는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개를 안고 작은방으로 들어가는 B 씨를 밀쳐 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습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법정에서 B 씨 허락을 받고 들어간 거실에서 개가 손가락을 물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뿌리친 행위를 했을 뿐 때린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또 개를 뿌리치는 바람에 개가 죽은 것은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집 방 안의 여러 곳에서 혈흔이 발견됐고, 개를 1회 집어던지거나 뿌리친 것만으로 개가 바로 죽거나 사체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을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공무집행방해죄와 주거침입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한 점 등을 들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이에 검찰은 물론 A 씨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입니다.
한편, 엄벌을 탄원해온 피해자 측은 가족과도 같은 반려견을 잔인하게 죽이고도 반성은커녕 진정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했음에도 벌금형을 선고한 판결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