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들 은퇴하면 삼척에 살어리랏다...“귀촌 신도시 건설”

by 민들레 posted Nov 09, 20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서울시와 강원도가 삼척시에 30만㎡(약 9만평) 규모의 귀촌(歸村) 신도시를 조성한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8배 정도 규모다. 그동안 민간업체 등이 은퇴한 노년이 생활하는 실버타운을 지은 적은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미니 신도시급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실버도시의 롤 모델… 인구 4만 미국 애리조나 선시티 -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선시티(SunCity)의 전경. 여의도 13배 크기 부지에 은퇴자 맞춤형 도시로 조성한 곳이다. 미국 곳곳에서 온 은퇴자 4만여 명이 산다. 골프장과 극장, 대형 병원 등이 있다. 미국은 고령화에 대비해 1960년대부터 이러한 마을을 조성했다. 현재 미국 곳곳에 1900여 곳이 운영 중이다. /미국 선시티 홈페이지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진태 강원지사가 이러한 내용의 ‘골드시티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은퇴한 서울시민들이 기후가 좋은 삼척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종합병원과 도서관 등을 갖춘 미니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골드시티 조성 공사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와 강원개발공사가 맡는다. 삼척시 강원대 삼척캠퍼스 인근 30만여㎡ 부지에 2000~3000가구가 살 수 있는 규모로 귀촌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2028~2030년 입주가 목표다.
 

그래픽=양진경


골드시티의 핵심 시설은 대학과 종합병원이다. 국립대인 강원대 삼척캠퍼스가 근처에 있고 강원대병원 삼척분원이 2030년쯤 개원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골드시티는 기존 실버타운과 달리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가 지역과 교류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한다”며 “요즘 삼척은 미세 먼지 걱정이 없는데다 바나나 등 열대 과일이 열릴 정도로 따뜻해 최적의 지역으로 봤다”고 했다. 삼척은 동해와 두타산 등이 어우러져 있는 데다 동해안 유명 관광지와 가깝고 골프장도 있다. 양양국제공항과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다.

단지 내 주택은 분양 또는 임대할 예정이다. 퇴직한 서울시민 등이 서울에 있는 집을 팔고 이주하거나, 서울 집을 SH공사에 신탁하고 생활비(임대료)를 받으며 삼척에 살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주택연금(역모기지)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SH공사 관계자는 “SH가 신탁받은 서울 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에게 임대할 계획”이라며 “삼척 단지의 분양가는 25평형 기준으로 4억원대 정도(2028~2030년)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해외 교포, 외국인 유학생, 강원 지역 주민들도 입주할 수 있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척에 이주한 서울시민을 위해 지역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는 소소하게 일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다”며 “강원대, 강원대병원, 단지 내 도서관 등에 맞춤 일자리도 함께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SH공사와 강원개발공사, 삼척시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부지 확보에 나서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골드시티는 서울시가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지방 도시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오세훈 시장이 싱가포르의 ‘세대공존형 실버타운’을 보고서 제안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1960년대부터 이러한 ‘은퇴자 복합도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의 선시티, 영국 요크의 하트리그 옥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선시티는 상주 인구가 4만명 가까이 된다.

서울시는 삼척을 시작으로 제주도나 전북 새만금 등에 골드시티 조성을 검토 중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