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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비버와 시아가 찾은 '보석' 영국 가수 샘 라이더
10일 세종문화회관서 첫 내한 공연
"부정적 마음과 싸워 일어나세요"

 

지난 6일 입국한 영국 가수 샘 라이더는 고궁도 가고 한복도 입어봤다. 10일 공연하는 그는 "힘들 때 늘 음악에 기댔다"며 "음악엔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고 말했다. 잭 로빈슨 제공

아버지와 공사 현장에 나가 바닥을 뜯었다. 청년은 돈이 필요했다. 너무 가난했던 그에겐 집에서 독립하는 꿈조차 '사치'였다. 가수를 꿈꿨던 그는 결혼식장에서 8년 동안 축하 공연을 했다. 웨딩 밴드는 그에게 노래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영국 가수 샘 라이더(34)는 이렇게 가시밭길을 걷고 2021년 가수로 데뷔했다. 그의 데뷔 과정은 한 편의 반전 드라마다. 2019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웨딩 밴드 일이 뚝 끊기고 실의에 빠진 그는 소일거리로 유튜브와 틱톡 등에 스티비 원더의 '포 원스 인 마이 라이프' 등 유명 노래를 부른 영상을 올렸다.
 

미국 팝스타 시아가 2020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샘 라이더가 부른 '엘라스틱 허트' 영상을 보고 놀라 올린 감상글. 라이더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숨어 있던 '보석'을 알아본 이는 미국 팝스타 저스틴 비버였다. 라이더가 부른 시아의 '일래스틱 허트' 영상을 본 비버는 시아의 지인에게 이 영상을 문자로 보냈고 그렇게 라이더의 영상을 본 시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말 잘했어, 친구. 꿈을 향해 계속 나가'란 응원의 글을 올리면서 라이더는 단숨에 'SNS 스타'로 떠올랐다.

9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라이더는 "웨딩 밴드 일을 하지 못해 집에서 어떻게든 연습하려고 찍은 영상"이라며 "그 영상들을 통해 퀸의 로저 테일러, (너바나 출신) 데이브 그롤, 얼리샤 키스 등 수많은 음악 '전설'들이 내 노래가 '너무 멋지다'고 글을 올려 믿기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SNS에서 주목받아 데뷔의 기회를 잡은 그는 지난해 유럽 최대 팝 경연인 '유로비전'에서 '스페이스 맨'을 불러 준우승했다. 라이더는 지난해 단 12일만 쉬고 353일 동안 세계를 돌며 공연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영국 가수 샘 라이더가 지난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있는 모습. 라이더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라이더는 한국 누리꾼 사이에서 '영국 천둥호랑이'로 불린다. 폭발적인 고음을 앞세워 목청이 터질 듯 성난 호랑이가 포효하는 것처럼 노래해 듣는 사람의 고막에 천둥이 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폭발적인 성량은 웨딩 밴드 일을 하면서 길러졌다. 라이더는 "휘트니 휴스턴 등의 노래를 두 시간 동안 부르고 그렇게 결혼식 공연을 1주일에 세 번씩 8년을 했다"며 "성대에 근육이 붙어 그런 소리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천둥호랑이'란 별명도 알고 있다는 그는 "어디까지 고음이 올라가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 데 뮤지컬 '위키드'의 대표곡 '디파잉 그래비티'를 부를 수 있는 정도"라며 "그런데 정작 한국에 와서 노래방에 가 내 노래 '타이니 라이엇'을 부르니 82점밖에 안 나오더라"고 웃으며 농담도 했다.

지난해 발매된 1집에 실린 '타이닛 라이엇'에서 라이더는 "당신의 심장에 불씨를 지펴라"라고 노래한다. 이 가사를 직접 쓴 그는 "나도 작은 불꽃(인터넷에 올린 가창 영상)이 생명력을 얻어 불길이 커졌다"며 "부정적인 마음과 싸워 일어나라고 용기를 주고 싶어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라이더가 데뷔 전 걸었던 고난의 길은 나중에 그에게 축복의 길이 됐다. 라이더는 "아버지 따라 간 건설 현장이 바로 웸블리 스타디움"이라며 "바닥 공사를 해 나중에 꼭 가고 싶었는데 그곳에서 지난해 공연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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