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위협 방어 목적…두바이 방산박람회 전시계획도 취소
WSJ "중동 전력 확대, 亞太로 전력 이동한 최근 흐름과 배치돼"
독일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전력을 중동 지역으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개시 후 최근 2주 새 중동 지역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 수를 기존 6개에서 12개로 2배로 늘렸다.
재배치 계획 탓에 미 국방부는 세계 최대 방산 박람회 중 하나인 두바이 에어쇼에서의 패트리엇 시스템 전시 계획도 전면 취소했다.
미 국방부는 당초 패트리엇 요격 시스템을 구성하는 미사일 발사대와 레이더 트럭, 지휘통제소를 13일(현지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두바이 에어쇼에 전시할 계획이었다.
패트리엇 부대 기술진을 뽑는 미 육군 모집 공고는 중동 지역 패트리엇 부대가 바레인과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운영됨을 시사한다고 WSJ은 전했다. 미군은 현재 이들 국가에 총 12곳의 주둔 시설을 두고 있다.
미 국방부가 패트리엇 부대를 중동 지역에 확대 재배치한 이유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중동 일대에 주둔하는 미군을 향한 미사일 공격이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앞서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부대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고, 미 국방부는 이 공격들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21일 중동 일대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 1개 배치와 패트리엇 미사일 대대 추가 배치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가자지구 지상전을 수일 동안 연기해달라고 이스라엘에 요청했는데, 이는 미국이 방공 미사일 체계와 전투기 등을 중동 지역에 추가 배치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주요 방공 시스템 자원인 패트리엇 부대를 중동 지역으로 재배치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이뤄진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미국은 중국의 잠재적인 군사적 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중동 지역 군사 장비와 병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해왔다.
미국 바깥에서 패트리엇 부대는 현재 독일을 비롯해 유럽 지역에 순환 배치되고 있다. 지난 봄에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에도 1개 부대가 주둔 중이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전 기준으로는 괌과 하와이로 추가 배치가 이뤄질 계획이었다.
한편 미 육군 수뇌부에선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으로 미국의 국가 안보상 도전이 커진 반면 이에 대응할 방공 시스템은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의 덕 램본 위원장(공화당)도 "우리의 방공 시스템을 다른 지역에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우려된다"며 패트리엇 시스템 예산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