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0만달러 수입, 2008년 ‘인크레더블 헐크’보다 낮아
CNN “디즈니+ 내놓은 시리즈, 브랜드 확장에 역효과”
월트디즈니 마블스튜디오가 내놓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더마블스’(The Marvels)가 미국 개봉 첫 주 처참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마블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내놓는 작품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즈니가 내세우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지나친 설정이 오히려 영화 몰입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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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봉한 더마블스는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티켓 수입 4700만달러(약 619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마블스튜디오가 개봉했던 영화 중 2008년 ‘인크레더블 헐크’가 기록한 5500만달러(약 725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를 다루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6000만달러(약 791억원) 미만의 개봉 첫 주말 티켓 수입을 올린 영화는 2015년 개봉한 ‘앤트맨’(5700만달러)가 마지막이다.
‘더마블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최강의 캐릭터 중 하나인 캡틴마블을 다룬 ‘캡틴마블’의 속편이다. 미즈마블 등 캐릭터가 새로 합류해 우주를 넘나들며 빌런(악당)과 싸우는 모습을 담았다. 국내 배우인 박서준이 참여한 할리우드 진출작으로도 잘 알려졌다.
영화 화제성에 비해 흥행 성적이 크게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박스오피스 영화시장 정보 사이트 박스오피스닷컴의 숀 로빈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마블은 역사적으로 대부분 영화가 챕터마다 이어지는 기대감이 흥행 성적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며 “(빌런 타노스가 등장했던) 인피티니 사가 이후 관객 기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즈니플러스가 내놓고 있는 수많은 시리즈가 오히려 흥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도 있다.
‘더마블스’는 디즈니플러스의 ‘완다비전’ ‘미즈 마블’ 등 여러 시리즈의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해당 시리즈를 전혀 모르는 관객이라면 영화 내용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숀 로빈스는 “2020년부터 디즈니플러스가 내놓기 시작한 시리즈들은 브랜드 확장이라는 목표에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주인공의 활약을 다루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슈퍼히어로 장르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컴스코어 수석 분석가 폴 데르가라베디안은 CNN에 “슈퍼히어로라는 검증된 장르에 대한 보다 독특한 해석을 원하는 관객들의 문제일 수 있다”며 “영화 로건, 데드풀, 조커 등 위험을 무릅쓰고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