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이 두 번째 영잘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email protected]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변호인단을 보강한데 이어, 첫 공판이 한달 뒤로 연기됐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 25-1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아인과 측근 최모씨의 1차 공판기일을 당초 11월 14일에서 12월 12일로 변경했다.
유아인 변호인단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 지난 10일 유아인 측은 법무법인 해광의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이를 이유로 공판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며 기일 변경을 요청했다. 더불어 13일 사건 초기부터 유아인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던 인피니티 법률사무소는 변호인 사임서를 제출했다. 유아인과 함께 공판을 받는 최모씨에 대한 변호인 사임서도 함께 제출됐다.
첫 공판을 하루 앞두고 바뀐 상황들은 어떤 걸 의미하는걸까. 업계에선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더욱더 전략적으로 방어태세를 세우고 있다고 바라봤다. 사임한 인피니티 법률사무소 역시 이승연, 박시연을 잡은 검사 출신 변호인, 김앤장 출신 변호인 등 화려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임 이슈와 상관 없이 새판을 짠 유아인 측은 여전히 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 새로 선임된 유아인의 변호인 중엔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대검찰청 마약과장 출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수사 때와 공판 때는 상황이 또 다르다. 어떤 이유로 사임을 했는진 알 수 없지만 내로라하는 굵직한 변호인단을 유지하고 있다. 각 시기에 맞춰 수사 전문가, 공판 전문가 등을 선임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지난달 19일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교사,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런 측면에서 변호인단 강화와 공판 기일 변경은 유아인이 법률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아인의 공소장을 들여다보면 단순 마약 투약 혐의 외에도 타인의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받거나, 증거 인멸 교사 혐의, 대마 흡연 교사 혐의 등도 제기돼 있다. 마약 투약 혐의 역시 그 기간이나 투약 횟수나 양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법리적으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보니, 유아인 측에서도 최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귀띔했다.
특히 최모씨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를 받는 것에 반해, 유아인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의 가능성도 있지만, 그 중 향정 혐의는 대마에 비해 훨씬 강한 법정 처벌이 가능하기에,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은 법조계 뿐 아니라 연예계 안팎으로도 많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달 뒤 직접 법정에 출석할 유아인은 자신의 혐의들을 소명할 수 있을까. 유아인은 일부 혐의를 인정했지만 다수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프로포폴을 비롯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 다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의료용 마약류 4종은 181차례 투약한 혐의다.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타인의 명의로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으로 처방 받아 사들인 혐의도 적용됐다.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