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밀도 높은 홍콩, 빈대 유행에 최적
빈대 퇴치·방제·제품 판매 172배 늘어
방제업체 “사흘간 한달치 주문 들어와”
벌레 퇴치 여행용 키트 매출도 신기록
당국 “습도 높아지는 내년 봄철 걱정”
최근 한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빈대가 유행하며 살충제 구매와 방제 문의가 급증하는 가운데, 홍콩에서도 빈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특성상 빈대가 유행하기 좋은 환경이다 보니 ‘빈대들의 디즈니랜드’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빈대 전문 방제 업체인 ‘노베드벅스-HK(Nobedbug-HK)’는 지난 사흘간 간 약 300건의 빈대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수석 기술자 프란시스코 파조스는 “보통 한 달에 300건 정도의 작업을 하는데 최근 사흘 동안 사실상 한 달치 업무를 한 셈”이라며 “믿을 수 없는 양의 작업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파조스 수석기술자는 “홍콩은 인구 밀도가 높아 사람 간 전파도 용이할 뿐더러 빈대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장소가 많다”며 “홍콩은 사실상 빈대들을 위한 디즈니랜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빈대 발생에 과민반응을 하는 분위기다. 아이비 해충 방제 회사의 컨설턴트인 헨리 청 쿽항은 “이번 달만 해도 평소보다 2배 많은 20 건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라며 “대부분의 요청이 쿤통, 콰이충, 웡타이신, 투엔문과 같은 인구 밀집 지역이었다”고 말했다.
‘빈대믹(빈대와 펜데믹의 합성어) 공포’에 퇴치 물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홍콩의 온라인 쇼핑몰 ‘샵라인(Shopline)’은 지난 주말 광군제 기간 해충 및 빈대 퇴치 제품의 판매가 17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홍콩 내 한 소매업체는 벌레 퇴치 여행용 키트가 하루 만에 200만 홍콩달러(25만 6000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샵라인 대변인은 “홍콩 시민들이 빈대 문제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라며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 살충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당국은 당장 내년 봄이 걱정이다. 습한 날씨에 빈대 알이 부화하기 쉬운 만큼 일찌감치 예방 작업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위엔 밍치 전임 해충 방제 자문단장은 “당국이 모기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다시 더워지기 직전에 빈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도 전날(13일)부터 빈대 집중 방제 기간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전국 지자체와 정부가 최근 자주 나타나고 있는 빈대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4주간 숙박·목욕탕, 의료기관, 요양시설, 어린이집, 장애인 거주시설 등 빈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공공장소를 점검하고 사전 소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빈대는 작은 타원형의 기생충으로 야행성 흡혈충이다. 습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린 경우 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