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서 한 잔에 약 120만원짜리 커피 등장… 뭐가 들었나 보니?

by 민들레 posted Nov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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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BOP 우승 카르멘 게이샤 원두 사용
지금까지 1잔 팔려…“과학적으로 엄격히 제조”
감독국 “가격 가이드라인 없어…들여다보겠다”


중국 상하이에 최근 문을 연 카페가 한 잔에 6200위안(약 112만원)인 커피를 메뉴판에 올려 주목 받고 있다. 차 대신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 중인 중국에서는 최근 고급 원두를 사용한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 경쟁이 뜨겁다. 
 
1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제의 카페는 약 일주일 전 상하이 번화가인 난징서로 상권 인근에 문을 열었다. 카페 내부는 무채색의 단순한 내장에 테이블을 대신하는 돌 덩어리와 캠핑용 의자로 꾸며져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다만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일부 누리꾼은 ‘마치 병원 수액실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에 약 일주일 전 문을 연 카페. 올해 BOP(Best of Panama) 원두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카르멘 게이샤 워시드 원드를 사용한 커피를 한 잔 6200위안(약 11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황하 캡처

 

커피 메뉴는 보통 24∼38위안(약 4300∼6900원)으로 소비자들이 ‘수용 가능한’ 가격대였다. 문제의 6200위안짜리 ‘낙찰 왕 커피’는 따로 표시돼 있다.
 
신황하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커피를 사간 고객은 한 명 뿐이다. 카페 직원은 “한 고객이 예약했지만 여전히 해당 커피는 남아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항저우의 한 카페도 한 잔에 4988위안(약 90만원)인 커피를 판매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두 커피의 공통점은 올해 BOP(Best of Panama)에서 최고 낙찰가를 받은 카르멘 게이샤 원두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1996년부터 개최된 원두 대회 BOP는 ‘커피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며 최근 매년 최고 낙찰가를 경신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이 대회에서는 파나마 카르멘 농장에서 생산한 게이샤 워시드 커피(일본의 기녀 게이샤와는 관련 없다)가 96.5점을 받아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커피 테크가 1㎏당 1만5달러(약 1330만원)에 낙찰 받았다. 생산량은 고작 25㎏다. 그야말로 귀한 원두다.
 
커피 가격은 원두의 희소성과 품질에 따라 결정되므로 ’낙찰가 1위’ 원두로 만든 커피는 비쌀 수밖에 없다. 지난 2019년에는 당해 BOP 1위를 차지한 ‘엘리다 내추럴 게이샤’ 커피를 한 잔에 75달러(약 10만원)에 판매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카페가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에 약 일주일 전 문을 연 카페의 메뉴판. 2023년 BOP(Best of Panama) 원두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카르멘 게이샤 워시드 원드를 사용한 커피를 한 잔 6200위안(약 11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황하 캡처

 

당시 엘리다 내추럴 게이샤는 파운드당 803달러에 낙찰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당 약 1784달러에 낙찰된 셈인데, 올해 1위인 카르멘 워시드 게이샤의 낙찰가는 그 5.6배로 뛴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귀한 커피라도 한 잔에 우리돈 112만원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에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항저우에서 약 90만원에 판매되는 커피를 맛 본 한 블로거는 “잊을 수 없는 맛”이라고 평했지만 다른 인플루언서는 “한약을 멋는 듯했다”고 혹평하는 등 평가가 갈린다.
 
커피애호가라고 밝힌 한 블로거 “비싼 원두 커피는 독특한 맛을 경험할 수 있지만 그것이 일반 커피보다 항상 낫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원두를 사용한 커피라도 판매자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큰 것도 논란거리다. 상하이 카페 직원은 ‘낙찰 왕 커피’를 항저우 카페보다 비싸게 파는 이유에 대해 “커피 배치가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원두 뿐만 아니라 커피를 만드는 전체 과정이 일반 커피 제품보다 더 과학적이고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고가 커피에 대한 지적에 상하이 시장감독국은 “(커피에 대한) 정부의 가격 가이드라인은 없다”면서 “현 상황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