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70대 등산객 곁에 14살 반려견…실종 3개월간 주인 지켜

by 민들레 posted Nov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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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절반 빠졌지만 건강 양호…가족 품으로
시냇물 마시고 설치류 사냥해 생존 가능성

 

지난 8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주인과 함께 등산 중 실종됐다가 지난달 30일 구조된 반려견 피니의 사진. 콜로라도 실종자 단체 페이스북 갈무리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70대 등산객이 실종 약 3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죽은 등산객 곁에는 함께 등산길에 올랐다 실종된 그의 반려견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14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산후안산에서 지난 8월19일 등산 중 실종된 71살 남성 리치 무어가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됐으며, 그의 반려견 피니는 살아서 죽은 주인 곁을 지키다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실종된 리처드 무어와 그의 반려견 피니를 찾는 전단지. 콜로라도 실종자 단체 페이스북 갈무리

시엔엔에 따르면 한 지역 사냥꾼이 우연히 무어의 주검을 발견했다. 주검이 발견된 건 정상까지 이어지는 하나뿐인 등산로에서 약 5㎞가량 떨어진 지점이었다. 무어는 산후안산의 해발 3810m 높이의 블랙헤드봉을 등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검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장 감식 결과 타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실종 사고 이전 피니가 반려인 무어와 함께 등산 중 찍은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주검과 함께 발견된 반려견 피니는 경찰과 함께 출동한 민간 산악 구조대에 의해 인근 동물 병원으로 이송돼 검진을 받은 뒤 가족에게 인계됐다. 14살 노견인 피니는 발견 당시 평소 몸무게의 절반 정도로 살이 빠져 있었지만, 그 외에는 건강에 특별한 문제점이 없어 보였다고 한다.

구조대는 피니가 인근 시냇물에서 물을 마시고, 야생에서 작은 설치류과 동물을 사냥해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피니는 흰색 잭러셀테리어 종이다. 숨은 여우를 사냥할 목적으로 교배된 이 종은 설치류과의 작은 동물을 사냥하는 데도 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개 행동 전문가 러셀 하트슈타인은 시엔엔에 “개들은 죽는 순간까지 주인에게 충성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경우처럼 강한 충성심을 보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시엔엔은 앞서 지난 5월에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반려견과 함께 등산 중 실종된 70대 남성이 일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을 때도 그의 반려견이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