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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일부 지역 대마초 판매 승인
과거엔 ‘인당 5g’ 이내 소지 눈 감아줘
법테두리 안에서 관리·안정적 세금 확보
1년간 판매액 규모 약 2215억원 전망
중독 확대·돈세탁·가격 경쟁 등 우려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민들이 대마초를 판매하는 ‘커피숍’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마치 코로나19처럼 전 세계로 확산한 마약 문제에서 한국도 예외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한때 마약청정국으로 불리며 ‘늦은 밤에도 범죄와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나라’의 대명사로 불렸던 한국은 최근 해당 지위를 빼앗겼습니다. 국내에서도 연일 투약자 수가 급증하면서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2만230명으로 지난해 수치(1만8395명)를 뛰어넘었습니다. 국내 마약사범이 2만 명대를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약 30년 이래 처음입니다. 밀수 마약 압수량은 지난해 기준 561.1㎏으로 지난 2020년(242.3㎏)의 2배 수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개최된 ‘제30차 마약류 퇴치 국제협력회의’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국가 간 견고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세계’라는 공동 목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다수 국가들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마약 합법화를 본격 추진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 잘 알려진 유럽국가 네덜란드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대부분 사람들은 네덜란드를 ‘대마초 합법국가’로 알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커피숍’이라 불리는 전문판매장에서 소량의 대마초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마약법에 따라 성인 1명이 소지할 수 있는 대마초 양을 5g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대마 양이 ‘소량’에 해당한다는 가정 하에 정부가 눈을 감아준다는 것이지 100% 합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상 법률상으로는 위법이나 정부가 비범죄화를 위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국민들의 대마초 거래·흡연을 용인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 네덜란드 일부 지역에서는 이마저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대마초를 피울 수 있게 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3개 업체의 대마초 재배와 판매를 승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대마초를 커피숍 등 현지 매장에 직접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되면 네덜란드는 공식적인 ‘대마초 합법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어차피 대마초에 대한 자국민 수요가 끊이지 않는 만큼 위험한 암시장에 방치해두지 않고 차라리 수면 위로 끌어올려 정부 차원에서 건전하게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처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면서 세금을 확보하면 국가 재정에도 보탬이 될 거라는 계산입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대마초 산업이 합법화되면 네덜란드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거라는 밝은 전망이 나옵니다. 대마초 관련 컨설팅 기업 ‘프로히비션 파트너스’는 정부가 대마초 합법화로 산업을 양지로 끌어올릴 경우 첫 1년간 대마초 판매액 규모가 1억5800만유로(약 221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후 네덜란드 국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대마초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는 2027년에는 규모가 2억5000만유로(약 3505억 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막대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대마초 암시장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 정부 세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의 대마초 암시장 규모는 연간 13억유로(약 1조8230억 원)로 추산됩니다. 프로히비션 파트너스 측은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합법 대마초시장 중 하나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민들이 대마초를 판매하는 ‘커피숍’ 앞에 앉아 있다. [사진 출처 = 텔레그래프]

 

네덜란드는 대마초 합법화 사안에 대해 오랜 기간 ‘중립 상태’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암묵적으로 이를 용인해오면서 대마초 흡연은 이미 가랑비에 속옷 젖듯 시민들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네덜란드 정부의 이번 결단은 지난 수년 동안 각 도시에서 이어졌던 대마초 옹호론자들의 끊임없는 압력과 캠페인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3개 지역 한정으로 소규모 공급을 하면서 상황을 지켜본 뒤 점점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입니다. 시범 운영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내년 1분기 말에는 암스테르담 동부 지역을 포함한 9개 도시가 공급 대상에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이 자국 내 불법시장과 범죄, 공중보건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세밀하게 분석할 예정입니다. 최소 약 4년 동안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대마초 완전 합법화 등 관련 법 개정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입니다.

물론 대마초 합법화로 인한 중독자 확대 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캐나다는 네덜란드에 앞서 지난 2018년 대마초 흡연을 합법화했습니다. 이후 약 5년이 지났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캐나도 국민들의 대마초 흡연율은 급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마초 합법화가 캐나다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줬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옵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마초 합법화는 첫 3년 동안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에 316억달러(약 41조 원)를 기여했습니다. 이 외에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은행권은 대마초 산업에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돈세탁에 악용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재배된 대마초를 공식 판매처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는 것도 숙제입니다. 네덜란드 내 일부 지역에서만 우선 합법화가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부 공식 허가를 받은 판매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암시장 공급자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네덜란드 정부의 이번 시도는 파격적이지만 대마초의 완전한 합법화까지는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실험이 글로벌 대기업들과 전문가들을 네덜란드로 끌어들이면서 관련 시장이 앞으로 점점 더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북미 온실재배 기업 빌리지팜스의 유럽사업을 총괄하는 오르빌 보벤셴 부회장은 “이번 시도를 계기로 대마초 산업의 전체 시스템이 한 단계 더 발전하면서 업계 역시 더 큰 전문성으로 무장하게 될 것”이라며 “관련 업계에서 경영대학원 졸업자는 물론 박사나 과학자를 마주치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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