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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렸던 동아프리카 지역이 이번엔 기후변화가 야기한 폭우와 홍수로 사실상 '초토'화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과 각국 정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와 케냐,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 부룬디, 남수단 등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최근 몇주 사이에 폭우와 홍수로 적어도 179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지 구호 기관들은 실제 희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프리카에서는 지난 2020년 이후 극심한 가뭄으로 수백만 명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렸으며 어린이 사망자도 수백명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엘니뇨와 인도양 쌍극자(Indian Ocean DipoleㆍIOD) 현상으로 곳곳에서 폭우와 홍수 피해를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인도양 쌍극자는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양과 음의 위상으로 진동하는 현상으로 한쪽에서는 평균보다 많은 강수량을, 다른 한쪽에서는 가뭄을 일으킨다.

소말리아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적어도 96명이 사망했으며 이재민도 170만명이나 발생했다.

소말리아 남부지역에서는 2곳의 주요 강에서 제방이 무너지면서 큰 피해를 낳았다.

소말리아 정부는 지난달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했으나 교량과 도로망 파손이 심해 구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은 소말리아에서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할 정도의 홍수"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케냐에서는 지금까지 폭우로 60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서부와 북동부지역에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30만여명의 소말리아 난민이 있는 다다브 수용시설도 폭우와 홍수 피해를 봤고, 이중 한 난민 캠프에서는 폭우로 임시막사가 무너지면서 수천 명이 인근 학교 등지로 대피했다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전했다.

에티오피아의 몇몇 지역은 폭우로 물에 잠긴 상태이며 7개월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수단에서도 수천채의 집이 홍수로 떠내려갔다.

현지 구호단체들은 의료품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면서 폭우와 홍수로 영양실조와 수인성 질환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케냐 다나브 난민 수용시설 중 한 난민 캠프에서 지난 2주 사이에 설사 환자가 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홍수로 거리가 물에 잠긴 소말리아 벨레드웨인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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