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프랑스인 동성 부모 로진느 마이올로
동성혼 합법화 법안 발의 장혜영 의원
'부모 말고 모모' 온라인 북토크서 만나
프랑스가 22년 동안 이룬 세 가지
①시민계약 ②동성결혼 ③보조생식술

 

프랑스인 동성 부부 로진느 마이올로(맨 왼쪽)와 나탈리(맨 오른쪽), 둘의 첫째 딸 쥘리에트(가운데). 사계절출판사 제공

두 여자가 만났다. 프랑스인 동성애자 부모인 로진느 마이올로(43)와 국내 첫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을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 둘은 로진느의 에세이 ‘부모 말고 모모(母母)’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21일 온라인에서 마주했다. 둘은 한국이 1999년 동성 커플의 동거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시민연대계약(PACS)을 만든 프랑스보다 동성 커플의 인권이 24년이나 뒤처졌다고 지적하며, 이들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프랑스 "엄마가 두 명이구나, 멋지네"



“내 가족과 종교, 사회를 거스르고 법을 어기면서 살아가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단지 내가 사랑에 빠졌고,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범법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로진느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2008년 동성인 나탈리와 사랑에 빠진 순간 “나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성애자였던 그가 동경했던 ‘남편·자녀들과 함께하는 삶’이 순식간에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진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를 받아들였고, 2014년 나탈리와 결혼했다.

프랑스는 1999년부터 동성 커플도 가족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PACS를 도입했고, 2013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로진느가 결혼과 임신을 준비한 2014년만 해도 사회적 편견과 법적 제약은 여전했다. 로진느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결혼을 지지하지 않았다. 임신도 어려웠다. 당시 프랑스에선 동성 부부의 시험관 시술, 인공수정 등 '보조 생식술'이 불법이었다. 로진느는 이를 허용하는 스페인에서 아이를 임신했다. 현재 9세 딸과 4세 아들이 있다.


 

21일 열린 '부모 말고 모모' 온라인 북토크에 참여한 나탈리(왼쪽부터), 장혜영 의원, 로진느. 독자들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사계절출판사 제공

프랑스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동성 커플의 보조 생식술이 2021년 허용됐다. 로진느는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이루어진 변화였다"며 "최근엔 '모모' 가정이라고 공개하면 '엄마가 두 명이구나 멋지네'라며 다음 대화 주제로 넘어갈 정도다"라고 전했다. 과거 프랑스에서도 동성 부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존재했다. 하지만 법이 생기자 태도가 달라졌다. 로진느는 "이제 그 누구도 감히 동성 커플이나 비혼 여성에게 허용된 보조 생식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의 테두리가 생기면서 동성애자들도 더 이상 숨지 않게 됐다. 로진느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완전히 알고 있다"며 "가끔 아이들과 있을 때 사람들이 아빠에 대해 질문하면 나는 '아빠는 없다'고 답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야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삶이 금기시돼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로진느는 지금은 나탈리와 헤어졌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살며 아이를 함께 양육한다. 로진느는 "우리의 헤어짐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우리 가족 또한 다른 전통 가족(이성 부부)과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동성 결혼·임신, 법 없이 차별 계속"

 

국내 동성 부부인 김규진씨는 지난 6월 만삭 사진과 함께 임신 소식을 알렸다. 김규진씨 엑스 캡처

“한국은 동성 결혼이 불법은 아니지만 합법도 아닙니다. 법 자체가 없어서 관습적으로 차별하고, 보조 생식술 역시 불법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비혼이나 동성 부부에게 시술해주지 않습니다. 동성 부부인 김규진님은 프랑스가 1999년 시민계약을 만든 것과 비교하면서 ‘한국은 프랑스보다 24년 뒤처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장혜영 의원이 설명한 한국의 동성 커플 인권은 걸음마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 5월 장 의원이 동성 결혼을 법제화하는 '혼인평등법', 동성 커플이 가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생활동반자법', 비혼 여성도 보조 생식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비혼출산지원법' 등 '가족구성권 3법'을 발의하면서 논의의 물꼬를 텄다.

장 의원은 "한국의 낡은 가족 제도를 현실의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에 맞추려는 법안"이라며 "법이 통과되면 동성 부부도 법적으로 ‘부부’이자 ‘부모’로서 인정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이 지난 5월 31일 개최한 가족구성권 3법(혼인평등법·비혼출산지원법·생활동반자법) 발의 기자회견. 연합뉴스
 

33개국 동성 결혼 허용..."사는 방식 맞춰 법 바꿔야"



로진느는 "프랑스에서도 동성 커플이 함께 살고,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이 허용되는 데 22년이 걸렸다"며 "더디더라도 결국 평등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응원했다.

그는 또 동성애자 권리 확대의 가장 중요한 힘으로 ‘시간’을 꼽으며 “우리 사회가 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프랑스에서는 오랫동안 이혼이 금지돼 왔지만 프랑스인들은 계속해서 헤어졌다”며 “사람들이 사는 방식에 발맞추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법이 변화하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성 결혼 합법화가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우려에는 "동성애자 권리 부여가 동성애를 부추긴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어떤 여성도 '여성과 결혼할 수 있으니 여성을 유혹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동성애자가 '국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나라에서 가족을 꾸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진느가 나탈리와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둘째 아이를 가지게 된 과정을 담은 에세이 '부모 말고 모모'. 사계절출판사 제공

동성애자 권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동성 결혼은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전 세계 33개국이 합법화했다. 2019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대만은 지난 5월 동성 부부의 입양권을 허용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6월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규정이 ‘위헌 상태’(법률이 헌법 취지에 어긋나나 당장 효력을 상실하지는 않음)라는 판결이 나왔다. 태국 의회는 다음 달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을 논의한다.

 

 

한국일보


  1. "동성 커플이 함께 살고, 결혼하고, 아이 낳는 데 22년 걸렸다"
    프랑스인 동성 부모 로진느 마이올로 동성혼 합법화 법안 발의 장혜영 의원 '부모 말고 모모' 온라인 북토크서 만나 프랑스가 22년 동안 이룬 세 가지 ①시민계약 ②동성결혼 ③보조생식술 프랑스인 동성 부부 로진느 마이올로(맨 왼쪽)와 나탈리(맨 오른쪽), 둘...
    등록일: 2023.1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6
    Read More
  2. 하마스, 휴전 첫날 인질 25명 석방…"적십자에 인계"
    사진=AFP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13명과 태국인 인질 12명을 휴전 첫날 석방했다. 24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인질 13명이 풀려났으며 적십자위원회가 이들을 인계 중이라고 발표했다. 적십자는 가자지구와...
    등록일: 2023.1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5
    Read More
  3. ‘아이돌’에 입이 쩍…엄마 소개로 男성인돌과 사랑나눈 37세女
    인형 남편과 결혼해 아이돌(?)까지 낳은 브라질 여성 [사진출처=뉴욕포스트 캡처본 편집] 30대 브라질 여성이 어머니가 만들어준 인형 남편과 결혼해 첫 아이를 낳은 것은 물론 둘째 아이까지 임신했다. 25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메이리본 로샤 모라에스(37세...
    등록일: 2023.1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8
    Read More
  4. 러, 한밤중 '드론' 기습…파편에 우크라 어린이집 불탔다
    2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제10 산악돌격여단 '에델바이스' 소속 대원들이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불타는 버스 옆을 달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우크라...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7
    Read More
  5. "중국에 좀 놀러오세요" 무비자 6개국 늘려…韓·日은 제외
    중국이 24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업과 관광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유럽 5개국과 말레이시아 시민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황실 복장을 한 모녀가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관광을 위해 자금성으로 향...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3
    Read More
  6. 칭다오 맥주 이어 양고기…중국 정육점, 입으로 생갈비 발골
    중국 한 정육점에서 전통 기법임을 주장하며 입으로 직접 양고기를 손질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번져 논란이 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동부 안후이성의 한 정육점에...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5
    Read More
  7. 中서 아동 환자 확산…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발생 세계 곳곳서 증가세
    최근 중국에서 아동 환자가 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올해 4∼9월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20일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과병원에 무료독감...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8
    Read More
  8. 中, 유럽 5개국·말레이시아 등 6개국 '무비자 입국' 허용
    "1년간 무비자로 15일 체류 가능" 중국이 다음달부터 유럽 5개국과 말레이시아 국적자에 대해 시범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코로나19 이후 해외방문객 숫자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들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만...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8
    Read More
  9.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17만명 시위대 운집한 이유은?
    [원샷국제뉴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다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요, 추운 날씨와 함께 독감이 돌고 있다는 소식에 다시금 마스크를 꺼내야 할 지 고민입니다. 이번 한 주 독자님들의 일상은 어떠셨나요? 연말이라 지쳐가는...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9
    Read More
  10. 바나나 팔던 청년 대통령 취임…새 대통령 뽑은 세 나라 [★★ 글로벌]
    지난 한 주, 우리 지구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방구석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토요일, 매경 글로벌경제부 기자들이 세계 구석구석의 일들을 전해드립니다. 재밌었던 소식, 읽어볼 만한 뉴스, 이전엔 몰랐던 뒷이야기까지 ‘★★ 글로벌’에서 ...
    등록일: 2023.1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 448 Next
/ 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