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음모론에 동조 댓글 후폭풍
MS·아마존 등 주요 대기업 광고 중단
"최대 980억 원 손실...4분기 타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비바테크 혁신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가 수백억 원 대 손실을 보게 될 수도 있다. 머스크가 해당 플랫폼에서 공개적으로 반(反)유대주의 성향의 음모론을 지지한 후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입수한 X 영업팀의 내부 문서를 인용해 “광고주 이탈에 따른 매출 손실이 최대 7,500만 달러(약 9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에어비앤비, 코카콜라 등 200여 개 기업 및 기관들이 최근 X에 내는 광고를 중단했거나 혹은 이를 고려하고 있다.
통상 미국의 4분기는 대국민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이어 크리스마스, 연말 특수와 ‘블랙 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소비 일정이 포진해 있어 광고가 집중된 시기다. 이때 광고가 끊기게 될 경우, X와 같은 유력 광고 플랫폼의 매출에도 큰 타격이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X는 실제 손실 위험에 처한 광고 수익은 1,100만 달러(약 144억 원) 정도로, 문서에 언급된 수치는 “전체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내부 연습 차원에서 표현된 것”이라는 성명을 내 해명했다.
단, 전례가 없던 일은 아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난해 10월부터 '혐오 표현이 증가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X의 광고 수익은 이미 지난해보다 60% 가량 감소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5월 NBC유니버설의 광고책임자였던 린다 야카리노를 X의 CEO로 영입하고 물러나며 쇄신을 꾀했다.
지난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유대인들이 백인 인구를 대체하기 위해 소수 민족의 이민을 지지하고 백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긴다'는 음모론이 올라오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제 진실"이라며 동조하는 댓글을 달았다. X 캡처
그러나 최근 머스크가 '유대인들이 백인들 사이 증오를 부추긴다'는 음모론에 동조하는 게시글이나 댓글을 연이어 쓰고, X에서 나치즘을 주장하는 콘텐츠 옆에 주요 기업 광고가 배치됐다는 한 미디어 감시단체의 보고서가 발표되며 광고주 이탈이 재개됐다. 나아가 유대계와 백악관까지 나서 “용납할 수 없다”는 비판 성명까지 내놓으며 일이 커졌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21일 ‘X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콘텐츠 수익 전액을 이스라엘의 병원들과 가자지구의 적십자·적신월사에 기부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광고대행사 아웃캐스트의 리샤 앤더슨 부사장은 자사 고객인 광고주들이 "이미 X에 대한 광고 지출을 중단하고 틱톡 등 타 플랫폼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NYT에 전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