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 작전에 팔 주민 200여명 사망
이스라엘 정착민의 폭력행위도 점증
팔 자치정부 강경 대응 시 제3전선 가능성
지난 26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의 대테러 작전이 벌어진 제닌 난민캠프의 부서진 건물 사이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나고 잇다. [AP]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으로 가자지구가 개전 2개월 만에 포성이 잠시 멈춘 반면, 팔레스타인의 또다른 근거지인 요르단강 서안에선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공격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이 지속될 경우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반격으로 또다른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요르단 강 서안의 이스라엘 군에 의해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으며 이중 4분의 1 이상이 어린이라고 집계했다. 사망자 중 70명은 이스라엘의 수색 및 체포작전이나 가자지구와의 연대 시위 중에 살해됐다.
유엔은 시위 가정에서 최소 355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3000명에 육박하는 팔레스타인 인이 부상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 역시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126건의 공격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인 216명의 팔레스타인 주민 216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상자들은 대부분 하마스 테러조직 일원인 용의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작전은 통상 야간에 실시된다.
이스라엘 정착민의 수가 늘어나고 이들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 군의 통제가 강해지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동은 극히 제한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 지구에 거주하는 유대인 정착민의 규모를 2021년 기준으로 46만54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정부 이후 정착민이 급속히 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정착민 수를 75만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군단체 예스딘의 야하브 에레즈 국제옹호조정관은 “제 2차 인티파다 이후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는 가장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안 지구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통제하는 지역 외에 이스라엘 당국이 치안을 유지하거나 행정까지 통제하는 지역 등으로 나뉘어 있다.
팔레스타인 인에 대한 공격은 이스라엘 정착민에 의해서도 자행됐다. 서안 지구 내 인권 단체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착인들은 하마스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 사회에 220건 이상의 공격을 가했다. 이들은 실탄을 쏘고 집과 올리브 농장에 불을 지르거나 송수관을 파괴하는 등의 폭력행위를 일삼았다.
서안 지구의 폭력 사태는 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 군과 시아파 무장 단체 헤즈볼라 간 교전이 심화되면서 보다 심각해지고 있다. 기존 이스라엘 군 병력이 레바논 국경으로 차출되면서 공백을 정착민 출신 예비군으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들이 자행하는 폭력행위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텔레그램을 통해 올리브 수확을 준비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 처럼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 에레즈 조정관은 “이같은 움직임은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공격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강경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지 매체는 인기가 없는 마흐무드 압바스 자체정부 수반이 이스라엘에 대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가 군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국제 평화 단체 피스나우의 요나탄 미즈라히는 “현재 요르단 강 서안 어느 쪽도 평화에 대한 욕구가 거의 없다”면서 “현 단계에서 양측은 싸움만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