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두피에 사는 기생충 '머릿니' 사라지지 않았다

by 민들레 posted Dec 02, 20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조사
전국 초등학생 5만1508명 대상

 

빈대 출몰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기생충 중에는 머릿니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머릿니는 사람이나 포유류의 머리에 기생하면서 피를 빨아먹는 해충이다. 머릿니는 숙주마다 다르다. 사람에 기생하는 머릿니는 오직 사람 두피에만 산다. 다리가 6개에 날개가 없는 체외 기생충으로 몸의 길이는 성체 기준으로 2~4㎜ 안팎이다. 사람의 머리(머리카락)에 살며 피를 빨아먹고, 발진티푸스와 참호열, 재귀열과 같은 열성 질환을 옮길 수도 있다.
 

머릿니는 날개가 없는 흡혈 기생충으로, 인간에 사는 종은 오직 인간에만 기생한다. [사진출처=미 질병통제예방센터]

1990년대에는 흔하게 유행했는데, 학교에서 옮아온 머릿니를 제거하기 위해 집에 참빗을 두는 집들도 있었다. 최근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머릿니 감염이 다시 발생해 전국 엄마들이 비상에 걸리기도 했다.

대한기생충열대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Parasites, Hosts and Diseases)는 2011년부터 9년 동안 머릿니 평균 유병률이 2.1%(1107명)라는 조사 결과 내용을 담았다. 이는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채종일 명예교수와 한국건강관리협회(KAHP) 공동 연구팀이 전국의 초등학생 5만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는 무작위로 3~5개 학교를 선정한 후 참빗처럼 가는 빗을 사용해 머릿니 성체와 알(서캐)을 직접 검출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머릿니 유병률은 2011~2012년 2.8%에서 2019년 0.8%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성별로는 남아(1.4%)보다 여아(3.0%)에서 감염률이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강원도(3.1%), 경기도(3.0%), 전라도(2.8%)의 순으로 높았으며, 경상도(0.7%)가 가장 낮았다.

미국에서도 머릿니 감염은 골칫거리다. 머릿니를 전문적으로 제거해주는 미용실이 있을 정도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는 미국에서 매년 600만~1200만 명의 아동(3~11세)이 머릿니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집계한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면 전국적으로 머릿니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이스라엘 공습 재개에 집 떠나는 가자지구 어린이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악의 상황에 몰린 가자지구에도 최근 머릿니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처리되지 못한 폐수와 분뇨가 공기 중에 장기간 노출되며 피부 감염 및 호흡기 질병같은 전염병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