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늘리면 '시간당 2~3달러' 운영비 절감
직원들 고용불안에 아마존 "협업하도록 설계" ◆…아마존이 물류창고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 운행 중이다. 사진=로봇기업 어질리티 로보틱스
세계 최대 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물류창고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 운행 중이다. 로봇의 입지가 커지면서 자칫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아마존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물류창고에서 이족 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디짓(Digit)'에 대해 성능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미국 로봇기업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개발한 디짓은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두 다리로 걸으면서 빈 상자를 집어 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수년 동안 로봇 사용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 물류창고에 75만 대 이상의 로봇을 가동시키고 있는데 이는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직원 146만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언 쉘튼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디짓의 가격과 수명을 고려해보면 시간당 10~12달러의 운영 비용이 들지만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운영비용은 시간당 2~3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형 로봇 \'디짓' 사진=아마존
한편 '디짓'의 도입으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마존이 지난해 로봇 '스패로우'를 도입했을 때 한 물류창고 직원은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스패로우 로봇을 수리할 소규모 인력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로봇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디짓의 초기 역할은 빈 박스를 옮기는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로봇이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과 협업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봇이 직원들의 안전과 경험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우리는 직원들의 업무를 더 안전하고, 더 쉽고, 덜 반복적으로 만드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로봇이 근로자의 안전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탐사보도 전문사이트인 '리빌(Reveal)'에 따르면 4년간 로봇을 도입한 아마존 물류창고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봇을 도입한 후 작업자의 중상 비율이 4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측은 "데이터를 잘못 해석했다"며 반박했다. 아마존은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로봇을 도입한 현장이 로봇을 사용하지 않는 곳보다 사고율이 15% 더 낮았다"고 항변했다.
김상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