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부동산업체 융자 10월 대비 41.7% 증가…'회복 열쇠' 주택시장 매출은 계속 하락
상하이의 건설 현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당국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부동산기업에 대한 대출 등 금융 지원 확대 방침을 잇달아 내놓은 가운데, 주요 국유은행들이 지난달부터 민영 부동산기업들에 빌려준 돈이 우리돈 5조원 규모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증권보 등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대형 국유은행인 공상은행은 11월부터 최근까지 민영 부동산기업들에 약 50억위안(약 9천200억원)을, 농업은행과 건설은행도 각각 50억위안 이상씩을 대출했다.
또 중국은행은 한 달 사이 40억위안(약 7천400억원)이 넘는 융자를 했고, 교통은행은 2주 만에 30억위안(약 5천500억원)을 웃도는 대출을 실행했다.
중국증권보는 국유은행 5곳을 비롯한 중국 내 은행들이 중국 당국의 민영 부동산기업 지원 방침에 따라 11월부터 풀어놓은 돈이 300억위안(약 5조5천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2주 동안만 140억위안(약 2조6천억원)이 대출되는 등 유동성이 공급되는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 은행들이 내놓은 대출은 90% 이상 혼합소유제(국유+민영) 기업이나 민영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고, 다른 은행들도 민영 기업 대출 승인을 가속화하고 있어 지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지난 한 달 지난달 부동산업체들의 융자 규모는 4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CRIC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중국 내 부동산기업 80곳의 11월 융자 총액은 302억7천600만위안(약 5조6천억원)으로 10월보다 41.7% 늘었다.
이 가운데 부동산기업들의 중국 국내 채권 융자는 272억1천600만위안(약 5조원)으로 한 달 새 66.8% 증가했고, 해외로부터의 채권 융자는 1억6천400만달러(약 2천160억원)로 나타났다. 올해 5월 이래로 중국 부동산기업이 해외 채권을 발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누적 데이터를 보면 올해 1∼11월 부동산기업 80곳의 융자 총액은 5천432억8천800만위안(약 100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2% 적다.
중국 일선 은행들이 자금을 풀어놓는 이유는 부동산 침체와 대형 업체들의 위기설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국이 대출 확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과 금융감독관리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금융기구좌담회를 열고 부동산 대출을 최소한 은행업계 평균 이상으로 늘리고, 특히 민영 부동산기업과 관련한 대출에 집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대출 확대만으로는 부동산 회복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시각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샤레이 궈하이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융자 회복은 (부동산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매출이 올라가고, 스스로 혈액을 만드는 능력이 회복돼야만 부동산기업들이 진정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시장 침체가 풀리지 않고 있어 부동산기업들의 매출은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거래 데이터를 취합·발표하는 중국지수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기업의 월간 매출이 작년 11월보다 29.2%, 올해 10월보다 0.6% 줄었다고 밝혔다. 수축 추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1∼11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도 중국 주택 시장은 바닥을 다지는 해라며 국유 부동산기업들이 업계를 주도하는 동안 민영 기업들 테마는 여전히 '생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