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병원에 몰려든 수백명의 환자들… 공포의 '젠캉마' 부활하나

by 민들레 posted Dec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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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캉마가 부활했다?"젠캉마(건강코드)가 부활했다"

며칠 전 몇 개의 위챗 방에 간담이 서늘한 소식이 하나둘 올라왔다. 중국 ‘제로코로나’ 방역의 상징과도 같던 젠캉마가 다시 부활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전면적인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관련 시스템을 폐지한 지 딱 1년이 돼 가는 시점에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젠캉마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기간 동안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위해 반드시 몸에 지녀야 하는 일종의 ‘건강 신분증’ 같은 증서였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백신 접종 여부·이동 장소 등의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젠캉마가 없다면 공공장소·대중교통·식당 등의 출입이 제한됐다. 약 3년간 중국을 지독한 폐쇄사회로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최근 소문의 발단은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인데 중국 쓰촨, 광둥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젠캉마를 부활시켰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독감과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자, 당국에서 건강코드를 부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RFA가 최초에 그 근거로 인용했던 중국 현지 매체(정단신문)의 기사는 온라인에서 삭제된 상태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의 창업자인 허샤오펑이 자신의 웨이보에 지난 1일 "해외에서 상하이를 거쳐 귀국하려는데, 푸둥공항에 내리자마자 핵산 검사를 요구받았다"면서 "왜 (위드코로나) 정책이 나온 뒤인데도 검사를 하느냐고 물었지만, 이것은 무작위 검사라고 했다"고 불만 섞인 글을 게재해 ‘젠캉마 부활설’에 기름을 부었다. 3년간 하루가 멀다고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며 받아야 했던 PCR 검사가 다시 일상용어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삽시간에 퍼졌다. 다만 허샤오펑의 글은 현재는 찾아볼 수 없다. 현재까지 젠캉마의 부활을 뒷받침할만한 신빙성 있는 근거나 현상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젠캉마 앱에 접속할 수 있고, 시스템이 구동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소문을 계기로 확인됐다. 지난 3년간 젠캉마에 입력된 14억 인구의 개인정보 대부분이 파기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도 알려졌다. 우시, 난퉁 등 소수의 도시만이 코로나19와 관련된 개인 데이터를 파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중국의 폐렴 확산세가 심상찮은 것은 사실이다. 평일 낮 베이징의 주요 병원에는 수백명의 발열 환자들이 대기하며 제때 진료를 받지도 못할 정도다. 국가보건위원회는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환자 수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린이를 비롯한 환자들이 복도에서 링거액을 맞으며 대기하는 등 혼잡한 병원의 모습이 공유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독감과 폐렴 확산세 정도라면, 단언컨대 중국은 젠캉마 시스템을 부활시킬 수 없다. 중국이 한때 글로벌 경기 침체의 구원투수에서 침체의 주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근거 없는 헛소문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리스크마저도 부풀려 지레 겁을 먹는 태도다. 중국 정부도 보건 이슈에 한해서는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수치와 대응 방침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