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난민 출신 50대 여성 마이 웰란.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본떠 만든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의 최종 생존자가 결정됐다. 우승 상금 456만 달러(약 60억원)는 베트남 난민 출신인 50대 여성에게 돌아갔다.
넷플릭스 콘텐트 관련 소식을 전하는 사이트 '투둠'은 456명의 쇼 참가자 중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이 웰란(Mai Whelan·55)의 인터뷰를 최근 공개했다. 웰란은 287번 번호표를 달고 출전한 인물이다.
우승 이후 웰란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촬영이 끝난 뒤 집에 머물며 남편과 12살 손녀, 반려견 두 마리와 시간을 보냈다.
그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 탈락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좋다"며 "2주 넘게 긴장되는 시간을 보낸 나에게는 평안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여전히 나고, 더 강해졌을 뿐 다른 건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의 옷장에는 랄프 로렌(Ralph Lauren)의 블랙 벨벳 드레스가 걸렸다. 쇼에 출연하기 이전엔 절대 사지 않았을 종류의 물건이지만, 우승으로 백만장자가 된 웰렌은 자축의 의미로 이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현실판 '오징어 게임' 우승자 마이 웰란(55). 사진 넷플릭스
웰란은 1975년 사이공 함락 때 베트남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난민 출신이다. 그는 19세에 홀로 아이를 낳아 키웠으며, 20년 동안 미국 해군에서 복무했다. 2013년부터는 국토안보부의 이민 심사관으로 일했다.
그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매일 두려움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누가 동맹이고, 누가 적인지 의심하는 과정에서 고립감을 느끼기도 했다. 웰렌은 "탈락할까 두려웠고, 다음 게임으로 나아갈까 두려웠다"며 "깊은 내면에서 오는 진짜 두려움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웰렌은 이 모든 것을 극복했다. 자신을 둘러싼 '불리한' 조건도 뛰어넘었다. 투둠 측은 웰렌에 대해 "나이가 많은 참가자 중 한 명이었고, 아시아 여성으로서 그에 대한 추가적인 가정(편견)과 경쟁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웰렌도 "사람들은 내가 우승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이자 소수자인 내가 이 나이에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되어 그냥 헤쳐 나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넷플릭스 측으로부터 상금을 받으면 집을 수리하고, 보트를 타기 위한 작은 부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 "사람과 동물, 기후변화를 위해서도 상금을 쓰고 싶다"며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행동한다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넷플릭스에서 첫 공개된 이후 이달 7일까지 10편이 순차적으로 방영됐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