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싱 등 토종 브랜드 돌풍
중국 20년만에 미국 첫 추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커피숍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에 우후죽순으로 커피숍이 들어서면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보다 많아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카페 앤 베이커리페어'를 찾은 시민들이 커피를 맛보고 있다./고양=김현민 기자 kimhyun81@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월드커피포털은 11월 보고서에서 최근 1년 사이에 중국에 들어선 커피숍이 58% 증가해 전체 4만9691개로 집계된 반면, 미국에서는 커피숍이 4% 증가하는 것에 그쳐 전체 4만62개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커피숍 보유국이 된 것인데, 이는 조사가 시작된 지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1971년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시장에서 생긴 스타벅스 1호점이 브랜드 커피 체인 열풍을 일으켰지만,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브랜드 커피 매장이 가장 많은 국가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커피 열풍은 토종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2017년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며 첫 매장을 열었던 루이싱(瑞幸) 커피는 1년 사이에 5059개 매장을 추가하며 설립 6년 만에 1만3273개 매장을 보유한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코티커피는 전직 루이싱 경영진이 2022년 세운 브랜드인데, 6004개 매장을 추가하며 전체 6061개를 보유했다.
월드커피포털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커피 산업의 심장부로 올라섰다"며 "동아시아 커피숍 시장이 중국의 놀라운 매장 확장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시아 전체에서는 스타벅스가 1위…각국 토종 브랜드 성장세
스타벅스는 동아시아 전체 매장 수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타벅스는 15개국에서 1223개 매장을 추가해 전체 1만3524개 매장을 보유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메가(Mega) 커피, 인도네시아의 토모로(Tomoro) 커피, 말레이시아의 주스(Zus) 커피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의 토종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스타벅스 아성에 도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커피포털 관계자는 "동아시아 커피숍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급성장한 업체들이 점점 해외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티 커피가 한국,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에 진출했으며, 루이싱 커피도 최근 1년 사이에 해외 진출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커피 시장 규모는 2021년 3817억위안에서 지난해 4856억위안으로 27% 성장했다. 나아가 연평균 40% 수준의 성장을 거듭해 2025년에는 1조위안 시장으로 몸집을 불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는 세계 커피 시장의 평균 증가율(2%)의 20배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대도시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21년 기준 326잔으로, 미국이나 한국에 근접했다. 그러나, 중국 전역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9잔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