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공습에서 근접 확인타격으로 작전 무게이동
미국 '전쟁 마무리' 압박에 근접전 더 서두를 가능성 관측
가자지구에서 근접전에 나선 이스라엘군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교전에서 자국인 인질 3명을 실수로 사살한 배경으로는 근접전 본격화가 주목된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북부 교전 중 자국군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해 총으로 쏘아죽였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인질이 교전이 이뤄지는 작전 구역에 있던 원인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인 사살 자체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근거지 깊숙한 곳까지 치고 들어가 교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관측된다.
지난 12일에도 가자지구 북부 교전에서 개전 후 하루 최다인 이스라엘군 10명이 전사했다.
이스라엘군이 전쟁 초기에 원거리에서 공습으로 상대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작전을 해오다가 최근 지상 근접전을 시작했다.
표적을 특정해 집마다 전투를 벌이며 가까이서 확인하고 타격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하가리 소장은 작전 변환과 관련해 근접전 때문에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 근접전에서 살해된 인질들
[인질가족 제공사진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이스라엘 고위 정보 관료를 지낸 샬롬 벤 하난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근접전은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지만 군 내부에서는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근접전에 더 많은 무게를 두게 된 이유로는 민간인을 보호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거론된다.
그간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해온 미국은 이제 전쟁 마무리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소규모 특수작전 위주의 전투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간인 보호 방침에 따른 것으로 이스라엘로서는 더 많은 근접전을 치러야 할 부담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개전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가 1만9천명에 육박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지지층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는다.
WSJ은 이 같은 정세 때문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더 빨리 소탕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인질 오인사살은 이스라엘이 근접전을 더 서두를 수밖에 없는 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이스라엘군은 인질 3명을 실수로 죽인 데 대한 책임을 시인하고 사건의 경위를 투명하게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