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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연인 A씨, 접근금지명령 어기고 살인
엄마 살해당한 모습 목격한 6세 딸
검찰 “잔혹한 범행”… 사형 구형

 

인천 보복살인 사건 피해자 B씨의 생전 모습(왼쪽). 오른쪽은 가해자의 폭행으로 팔에 멍이 든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어기고 옛 연인을 찾아가 6세 딸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스토킹범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가해자는 법정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 딸의 이름을 여러 차례 부르며 유족의 울분을 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과 스토킹 범죄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6시쯤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 B씨(37)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B씨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B씨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양손을 크게 다치게 했다.

A씨는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받고도 B씨를 찾아가 살해했다. 앞서 법원은 B씨로부터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는 내용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피고인은 스토킹 과정에서 법원의 잠정조치를 반복적으로 위반해 출근 시간대 피해자 집 앞에 찾아가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를 잔혹하게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말리던 피해자의 모친에게까지 상해를 가했고 피해자의 어린 자녀와 가족들이 범행 현장을 목격하면서 치유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게 했다. 유사 사례나 양형 기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형이 구형되자 A씨는 최후 진술에서 “(국내에서) 사형 집행을 안 하고 있지만 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판사님은 부디 사형을 선고해 유가족의 크나큰 슬픔을 목숨으로나마 사죄드리고 죗값을 치르게 해달라”고 말했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유가족의 상처를 알고 선고되는 형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스토킹 신고에 따른) 보복목적 범행은 아니고 주관적으로 느낀 피해의식 때문에 범행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진술 과정에서 피해자 딸 이름을 계속해서 언급해 유족의 반발을 샀다. 유가족은 “어떻게 (아이의) 이름을 올리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범행 장면을 목격한 B씨의 6세 딸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동생은 지난달 21일 공판에서 “저희 조카(피해자의 딸)는 눈 앞에서 엄마가 흉기에 찔리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엄마와 마지막 인사도 못 한 6살 아이는 평생을 잔혹했던 그날을 기억하며 트라우마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B씨 유족들은 이례적으로 피해자 사진과 실명까지 공개하며 A씨를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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