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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5월 2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이 민주당 소속 상·하원 의원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3번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에 거주하는 아시아인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인종 차별은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에서 태어났는데도 아시아계 미국인 10명 중 8명은 ‘외국인 취급’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인의 57%는 “인종 차별이 중요한 문제(major problem)”라고 답했다. 또 “인종 차별을 당해도 가족에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비율은 무려 68%나 됐고,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너무 적다’(63%)고 본 아시안도 많았다. 이번 결과는 한국계ㆍ중국계ㆍ인도계ㆍ베트남계ㆍ필리핀계 미국인 7,006명을 대상으로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조사해 얻은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미국 내 아시아인 차별 문제

또 응답자의 78%는 “미국에서 출생했지만, 외국인 취급을 당하는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외국인 취급을 당한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내 이름을 일부러 잘못 발음해 부른다(68%) △내가 영어를 못할 것으로 간주한다(37%) △내가 모국어(혹은 부모님 출신국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비난한다(20%) 등의 사례가 집계됐다. 심지어 △‘너희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33%) △식당ㆍ상점 등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질 낮은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40%)고 답한 응답자도 상당수에 달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또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급증했고, 이런 기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 우한 지역으로 지목되면서 아시아 혐오 범죄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 성인의 32%는 ‘코로나19 이후 인종ㆍ민족 문제로 공격ㆍ위협을 받은 미국 내 또 다른 아시아인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이민 2세대)했거나 어린 시절 미국에 온 아시아인(1.5세대)은 절반 이상이 ‘낯선 사람에게 (인종 차별적인) 모욕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 성인이 돼서 미국에 온 이민자(1세대)의 같은 답변(20%)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는 미국 거주 기간이 길수록 차별을 당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또 나이 어린 청소년기에 인종 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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