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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인권단체(IHR)는 강제결혼한 남편을 죽인 혐의로 지난 10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사미라 사브지안(29)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처형됐다고 밝혔다. 사진 데일리메일


15세에 강제 결혼한 이란의 ‘어린 신부’가 수년간 자신을 학대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란인권단체(IHR)는 지난 10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사미라 사브지안(29)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테헤란 인근에 있는 게젤 헤사르 교도소에서 처형됐다고 밝혔다.

사브지안은 15세 때 남편과 강제로 결혼한 후 두 아이를 낳았고, 수년간 가정 폭력을 당한 끝에 19살이던 2013년 남편을 살해했다. 영국과 유엔, 국제인권단체들은 사형을 선고받은 사브지안을 살려둘 것을 탄원했지만 처형을 막지는 못했다. 그간 두 자녀를 만날 수 없었던 사브지안은 처형 직전 10년 만에 아이들과 면회했다.

사브지안의 죽음에 인권단체는 ‘키사스’ 원칙에 근거한 이란의 형법이 학대나 가정폭력 같은 정황을 고려하지 못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키사스는 쿠란의 형벌 원칙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로 잘 알려진 비례 대응 개념이다.

이란 형법에 따르면 살인죄로 기소된 피고인들은 범죄를 둘러싼 상황과 관계없이 사형을 선고받는다. 피해자의 유족은 사형을 받아들일지 금전적 보상을 요구할지 가운데서 선택할 수 있는데, 사브지안의 경우 남편의 부모가 사형을 원했다.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기반한 사형제가 국민에게 공포심을 위반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마흐무드 아미리 모그하담 IHR 이사는 “사브지안은 수년간 성차별, 조혼,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다”며 “살해와 공포로 정권을 지탱해 온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 지도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두 아이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 강제 조혼으로 고통받아야만 했다”며 이번 처형에 대해 “끔찍하다”고 평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이란이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모든 사형 집행을 유예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올해 이란에서 사형 집행이 급증하면서 지난달에만 최소 115명이 처형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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