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
우크라이나가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부터 12월25일을 성탄절로 삼고 기념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정교회를 믿는 국가로 그간 율리우스력 기준 매년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했다. 그런 우크라이나가 이번부터는 전쟁 중인 러시아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성탄절을 12월25일에 기념하는 건 1917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권을 지지하는 정교회를 놓고도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는 그 일환으로 지난 7월에 이미 성탄절을 12월25일로 바꾸는 법을 도입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이에 각 교구 결정에 따라 12월25일에도 성탄 미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부터는 국가 차원의 성탄절도 12월25일로 정했다.
BBC는 "성탄절 날짜를 바꾸는 건 우크라이나 내 중요한 문화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서양식 그레고리력을 채택하며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협력하려는 노력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성탄절'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구인들에게 휴전을 명령했었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 휴일을 기념해달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자국군에 대한 명령 형식을 빌어 내놓은 일시적 휴전 메시지에 위선적이라며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에 "위선적 행위를 그만하라"며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영토를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숨지게 하지 않고 자국 영토 내 점령군 구성원만 공격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점령지를 떠나야 한다. 그래야만 일시적 휴전이라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