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들이 올해 6만명을 해고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를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늘어났던 일자리의 대부분이 사라진 것.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UBS 건물의 로고.
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은행 20곳은 2023년에 최소 6만1905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기업 공개와 자체 보고 자료를 입수해 집계한 이 수치에는 소규모 은행이나 소규모 인원 감축은 포함하지 않아 전체 은행들의 실제 감축은 6만여명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 은행들은 14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삭감했다.
코로나19 기간 중 많은 돈이 풀린 여파로 은행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그후 투자 은행은 거래 및 공개 상장이 중단됨에 따라 2년 연속 수수료 급락을 겪었고 직원 수를 줄여 이윤을 보전하려고 애썼다. 파산 위기의 은행을 인수한 곳에서의 일자리 감축도 발생했다.
일례로 크레딧스위스를 인수한 UBS는 현재까지 최소 1만3000명을 해고했다. UBS는 은행 통합으로 이처럼 일자리를 감축해 직원수가 11만6000명이 됐다고 지난 11월 밝혔다. 하지만 UBS 측은 2024년이 인수의 ‘중추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분석가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수천 개의 일자리가 더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UBS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해고를 많이 한 은행은 웰스파고로, 1만2000명 줄여 전세계 직원 수가 23만명이 됐다. 3분기에만 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이 기간 퇴직금으로 1억86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웰스파고 측은 밝혔다. 여기에 추가 퇴직 비용으로 최대 10억 달러를 확보했다고 발표해 수만 개의 일자리가 더 감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른 대형 월가 은행들은 팬데믹 기간 몇년 동안 멈췄던 ‘중복 프로그램 강제 감축’을 재개했다. 이를 통해 씨티그룹은 5000명을 감원했고, 모건스탠리는 4800명,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000명, 골드만삭스는 3200명, JP모건체이스는 1000명을 해고했다. 전체적으로 월가 은행들은 2023년에 최소 3만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올해 글로벌 은행의 직원 감축 대부분은 직원의 5% 미만에 영향을 미쳤지만 영국 메트로 은행은 직원의 5분의 1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주택 모기지 위기 직격탄을 맞은 메트로 은행은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구제를 거부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들을 폐쇄하고 800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다.
문제는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 은행들의 일자리 전망은 내년도 좋지 않다는 것. 전문가들은 내년도 올해의 연속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은행들의 보수적 경영도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