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 빈소에 놓인 영정. 오른쪽 사진은 이선균이 숨진 채 발견된 차량.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배우 고(故) 이선균(48)씨가 아내와 소속사 관계자 등에게 남긴 유서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이씨는 전날 밤 집을 나서기 전 남긴 메모 형식의 유서에서 아내인 배우 전혜진(47)씨에게 “어쩔 수 없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27일 TV조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소속사인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광고와 영화 위약금에 대한 부담감을 언급하며 “미안하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마약 수사를 받게 되며 취소된 영화 출연 계약과 광고 위약금은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지난 10월 28일 첫 경찰 소환 조사 때도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지난 10월 28일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로 출석한 배우 이선균. 뉴시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매니저로부터 ‘(이씨가)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받고 수색에 나서 약 18분 만에 그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차 안의 이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조수석에서는 번개탄 1점이 발견됐다. 차 안에는 축구공과 모자, 섬유탈취제, 미개봉 상태의 바비큐 숯 등도 있었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와 사망 시점 등을 파악 중이다. 유족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두 달여간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23일에도 경찰에 소환돼 다음 날 새벽까지 19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3차례에 걸쳐 경찰에 출석한 그는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과 함께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이씨가 사망함에 따라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방침이다.
이씨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이며, 장지는 전북 부안군에 있는 선영이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