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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photo 뉴시스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도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경매 매물이 4차례 유찰 끝에 최저입찰가가 애초의 반값으로 떨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022 아시아게임 개최지인 항저우는 지난 20여년간 아파트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해온 대표적인 도시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당 아파트 평균 가격이 2023년 11월 기준 4만2000위안(약 760만원)으로 이른바 '일선도시(一線城市)'로 불리는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에 이어 중국 내 6위를 기록한 곳이다.(부동산정보업체 크레프라이스 집계) 부동산 시장 침체가 3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불패 신화'를 계속 써내려온 중국 대도시 부동산도 시세 폭락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 토막 난 주상복합아파트

경매에 올라온 물건은 항저우시 도심 중북부 공수(拱墅)구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란쫜톈청(藍鑽天成) 단지였다. 이 단지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공수구 중심 지역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최고 22층 높이에 5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역도 인접해 있다. 개발상인 하오안하오쥐가 파산하면서 청산 절차에 들어가자 이 지역 법원이 이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 377가구와 지하주차구역 4곳을 공매에 넘겼다고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전했다.

지난 10월 27일 첫 경매 당시 최저 입찰가는 5억4260만위안(약 983억원)이었지만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그 이후 진행된 2·3차 경매에서도 입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12월 18일 진행된 4차 입찰 당시 최저입찰가는 2억7800만위안(약 504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그런데도 입찰 신청자가 한 명도 없어 다시 유찰된 것이다.

항저우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곳으로 인구가 1200만명을 넘는 대도시이다. 항저우 부동산업계 한 인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항저우는 중국 전역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한 곳이었지만 알리바바 감원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면서 "고급 아파트는 아예 매수 문의 전화조차 없다"고 했다.

푸둥지구 아파트도 미분양

앞서 지난 11월 초에 있었던 상하이 푸둥(浦東)지구 스지(世紀)광장 인근 '스지쳰탄톈후이(世紀前灘天滙)' 주상복합아파트 분양도 미분양이 나 큰 충격을 줬다고 한다. 총 258가구 분양에 불과 150명이 청약을 해 청약률이 58%에 그쳤다. 이 아파트 단지는 푸둥 중심부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땅에 지어졌고 분양가도 주변 아파트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잡았다. ㎡당 분양가는 13만2000위안(약 2400만원)으로 주변 시세(16만~18만위안)보다 낮았다.

지난 5월 같은 개발사가 인근에 지은 주상복합아파트는 청약률이 197.4%를 기록했다고 한다. 6개월 사이에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이다.

상황은 푸시(浦西)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상하이 인민광장에서 1㎞가량 떨어진 한 아파트단지는 지난 11월 23일 308가구에 대한 분양 청약을 받았는데, 청약률이 62.4%에 그쳤다고 한다. 116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보합세를 유지해오던 중국 대도시 주택가격은 지난 10월부터 내림세로 전환했다. 공식 조사 대상 전국 70개 주요 도시 중 67개가 기존 주택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과 선전, 광저우 등은 신규주택 분양가가 지난 9월에 비해 0.4~0.7% 하락했다. 11월에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도시의 기존 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1.0~1.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제 중국 대도시 부동산 가격 하락폭은 이 같은 정부 통계치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본다. 중국 부동산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산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photo 뉴시스



베이징서 공격적으로 아파트 값 내리는 중

중국 시사주간지 산롄(三聯)생활주간은 11월 17일 자에서 "상하이의 일부 아파트 단지는 2년 전보다 가격이 30% 정도 떨어졌고, 선전에서는 최고 시세 대비 반값으로 떨어진 아파트 단지도 있다"며 "정부 통계에 주요 대도시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썼다.

이를테면 학군 좋기로 유명한 베이징 시청구 더성(德勝) 지역 아파트는 한창 비쌀 때 ㎡당 가격이 20만위안(약 3600만원)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14만위안 정도로 30% 하락했다고 한다. 상하이에서 부촌 지역으로 꼽히는 구베이(古北) 지역 고급 아파트단지도 가격이 10~17% 떨어졌다고 중국경영보가 보도했다.

산롄생활주간은 "매물 호가가 높지만, 실제 거래는 없는 '유가무시(有價無市)'의 상황"이라면서 "호가에서 대폭 할인을 해줘야 겨우 실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의 진단도 비슷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월 21일 자에서 "중국 정부 통계는 베이징의 주택 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하지만 현지 중개인들에 따르면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들은 공격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베이징의 부동산중개업소 20여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베이징 아파트 거래 가격은 2021년 고점에 대비해 10~30% 떨어졌다고 했다.

1980년대에 지어진 베이징 판자위안 지역의 방 3개짜리 아파트는 2022년 가격이 400만위안(약 7억2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호가가 310만위안(약 5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는데도, 원매자가 없다고 FT는 전했다. 베이징 도심 차오양구의 방 2개짜리 아파트는 지난 3월 750만위안(약 13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거래 가격은 600만위안(약 10억870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9개월 사이에 우리 돈으로 3억원 가까이 가격이 빠진 것이다.

한 달을 못 간 부양책 약발

이런 상황인데도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1월 베이징 아파트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고, 2년 전 대비로는 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항성(恒生)은행 수석경제학자 왕단은 FT에 "정부 통계는 일반 대중의 체감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라면서 "정부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관변 통계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위안(中原)부동산의 상하이 지역 연구담당자인 린위안도 "실제 아파트 가격 하락폭은 국가통계국 발표 수치보다 훨씬 크다"면서 "이런 통계를 보면 정책결정권자들이 부동산 시장이 아직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아주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런 대도시 아파트 가격 하락 추세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발표하면서 시장 부양에 나선 것이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들은 아파트 분양 대출 시 1차 납부금액을 총 분양가 60~80% 수준에서 30~40%로 대폭 낮췄고, 과거에 분양받은 이력이 있어도 지금 아파트를 보유한 상황이 아니면 생애 첫 대출 수준의 각종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정책을 내놨다. 과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정책을 대거 해제한 것이다.

그 덕분에 지난 9월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고,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1개월을 가지 못했다. 10월부터 다시 부동산 시장은 내림세로 돌아섰고 매물도 쌓이기 시작했다. 베이징의 아파트 매물은 지난 11월 현재 17만가구 수준으로 1년 전 10만가구보다 70%가 늘었다고 한다.

중국 국내외에서는 부동산 거품 붕괴가 본격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주요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부채 위기에 시달리는 국면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아파트 거래 급감,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경제 전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품 터지면 성장률 0%"

산롄생활주간 셰지우 선임주필은 "국제적인 경험으로 보면 부동산 거품이 지나칠 때는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끌어올려도 결국 거품 붕괴를 막을 수가 없었다"면서 "일본 도쿄는 1990년대 초 부동산 가격이 최고 70%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과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이른다. 부동산이 부진하면 경제 전체가 좋아질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소비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 가계자산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돼 주택 가격이 내려가면 씀씀이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지난 12월 18일 발표한 '아시아 경제 중기 예측' 보고서에서 "시진핑 주석 집권 3기가 끝나는 2027년 중국 부동산 거품이 터져 금융위기가 온다면 그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0%에 그치고 이후로도 매년 1% 정도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많은 부채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기업의 자금난이 악화하면서 중국 국내 투자가 급감하는 거품 붕괴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에이컨경영대학원 셰톈 교수는 "일본에서 나온 연구 결과는 너무 낙관적이고 보수적"이라면서 "중국 정부와 기업, 개인의 부채 총액이 이미 GDP의 300%에 이르는 상황에서 부동산 거품까지 터진다면 위기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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