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헤즈볼라 연결고리 역할
휴전 협상 중단 통보, 보복 시사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부국장이자 조직 전체 서열 3위로 평가받던 살레흐 알아루리가 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단체는 이 공격에 대한 보복을 시사하고 나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장이 레바논 등으로 확산할까 우려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드론이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있는 하마스 사무실을 타격해 알아루리를 포함한 6명의 목숨을 앗았다. 알아루리는 평소 하마스와 이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요르단강 서안에서 작전을 지휘한 핵심인물로 알려졌다.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에 있는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사무실이 2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드론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전쟁 동안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지대가 아닌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살레흐 알아루리를 비롯한 수뇌부 6명이 사망했다. 베이루트=신화연합뉴스 |
뉴욕타임스는 최근 몇 년간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서안 밖에서 하마스의 최고 관리가 암살된 첫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또 다른 외신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시설을 공격한 적은 있지만 베이루트에 공격을 가한 것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엘 하니야는 이번 공격을 “테러 행위, 레바논 주권 침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대 행위 확대”라고 규탄했다. 하마스는 이날 이집트와 카타르에 이스라엘과 진행 중인 휴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알아루리 암살은 대응 또는 처벌 없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며 “저항 세력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다”고 밝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이번 공격이 레바논을 분쟁 국면으로 끌어들이는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