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와 지구온난화 여파로 올 겨울 북미 5대호 얼음 면적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세인트조지프의 미시간호 호변에서 주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AP연합
엘니뇨와 지구온난화 여파로 미국과 캐나다 5대호의 올 겨울 얼음 면적이 50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줄었다.
5대호는 슈피리어호, 미시간호, 휴런호, 이리호, 온타리오호 등 5개 거대 호수를 일컫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이하 현지시간) '그레이트 레익스 환경연구소(GLERL)'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GLERL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4일 현재 북미 5대호에 형성된 얼음 면적은 전체 호수 면적의 0.43%에 불과하다. 과거 50년간 이맘때 평균 10.6%에 크게 못 미친다.
세계 최대 담수호 지역의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하다는 뜻으로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캐나다 남부에 극단적인 기후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레이트레익스 기상국(GLWS) 수석 기상학자 토니 슈마허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을 촉발하는 엘니뇨 여파가 이 지역 온도를 지난해 연말 사상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슈마허는 엘니뇨 외에도 화석연료 사용이 또 다른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지구기온은 산업혁명 이후 최소 1.1℃ 상승했다.
미 국립기상청(NWS) 초기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2월 기온은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미시간호 인근에 자리잡은 위스콘신주 밀워키도 지난해 12월 이전 최고 기록을 깼다.
5대호 최남단에 자리잡은 수심이 가장 얕은 이리호, 디트로이트와 접한 이리호 인근 세인트클레어호는 올 겨울들어 얼음이 전혀 얼지 않았다.
5대호의 예년보다 적은 결빙은 대설과 강풍으로 이어질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가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얼지 않은 수면 위를 지나면 기압차로 인해 따뜻한 공기와 수증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거대한 눈 또는 비구름을 형성하고, 강풍도 동반하기 때문이다.
슈마허는 미시간, 오하이오, 뉴욕주기 올 겨울 이른바 대규모의 '호수효과 눈'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