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관련 문의 두배로 증가"…운임 비싸지만 운송기간 해상의 3분의 1
중국-영국 연결 화물열차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국제 교역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면서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운송량이 많은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춘제 연휴 전후로 길게 문을 닫기 때문에 그에 앞서 대량의 수출용 봄철 상품을 출하한다.
그러나 화물선들이 홍해를 피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도는 우회로를 택하면서 이들 수출품을 실어 날라야 할 많은 배들이 제때 중국 항구에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는 전세계 컨테이너선의 3분의 1 이상이 통과하는 주요 항로로, 홍해 대신 희망봉 우회로를 이용하면 운송 시간이 최대 2주 늘어나고 빈 화물선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도 지연시킨다.
SCMP는 "전문가들은 춘제 전에 홍해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수출 회사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현재 일부 중국 수출업자들은 해당 철로로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중국-유럽 화물 철로는 11개 아시아 국가·지역 내 100여개 도시와 25개 유럽 국가의 217개 도시를 연결한다.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육상 통로다.
신장 아라산커우·훠얼궈쓰~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서부 노선과 네이멍구 얼롄하오터∼러시아를 지나는 중부 노선, 네이멍구 만저우리·헤이룽장 쑤이펀허∼러시아를 거치는 동부 노선 등 3개 노선이 있다.
배로 운송하는 경우보다 운임이 비싸지만 중국에서 유럽까지 화물 수송에 약 12일이 소요돼 35∼45일 걸리는 해상 운송보다 훨씬 짧다.
수출입업체 연합인 수출·국제무역협회 마르코 포르지오네는 SCMP에 "중국-유럽 철로는 실행가능한 대안이고 해당 철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 화물의 대안으로 향후 몇 주간 해당 철로의 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EPU 공급망 관리'의 토미 탄 회장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홍해 사태 발발 후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대한 문의가 두배로 늘었다"며 "우리는 늘어나는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왕복 운행 역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ING 리서치의 리코 루먼 이코노미스트는 홍해를 이용하지 못하는 운송업체들은 가치가 높은 화물의 운송시 열차 대신 항공 운송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서방의 제재도 중국-유럽 화물열차 이용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일반적으로 러시아를 통과하기 때문에 많은 서방 운송업자에게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해 사태로 운송 시간과 함께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 출신인 라스 젠슨 '배스푸치 해양' 창업자는 SCMP에 화물선이 홍해를 우회하면서 편도 해상 운송 비용이 약 200만달러(약 26억원) 추가로 든다고 밝혔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