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산책로에서 로트와일러가 스피츠를 공격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8시 여성 A씨(45)는 스피츠 견종의 반려견 ‘태미’와 함께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의 뒷산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A씨 앞을 맹견인 새카만 수컷 로트와일러가 막아서더니 태미를 향해 돌진했다. A씨가 온몸을 던져 로트와일러를 막아서고, 로트와일러의 주인인 듯 보이는 70대 남성도 목줄을 쥐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스피츠는 통상 5~10㎏에 불과하지만, 로트와일러 수컷은 50~60㎏에 달하는 대형견이다. 입마개를 차고 있어 태미는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A씨가 로트와일러를 말리다가 타박상을 입었다고 한다. 당시 A씨는 바디캠을 차고 있어서 로트와일러의 습격 장면은 고스란히 녹화됐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산책로에서 로트와일러가 스피츠를 향해 달려들자, 로트와일러의 목줄을 놓쳐버린 견주가 온 몸으로 이를 막고 있다. 로트와일러의 목줄을 잡은 손은 A씨 손이다. 로트와일러의 입에 있던 입마개는 이미 풀린 상태다. [독자제공]

 

A씨는 일주일 뒤인 같은달 25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로트와일러 견주 B씨(76)를 과실치상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로 판단하고 불송치 결정했다.

불송치 사유서에 따르면 경찰은 “객관적인 정황상 피의자(로트와일러 견주 B씨)는 최초 산책로 정자에서 로트와일러의 목줄이 묶여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입마개 또한 착용시킨 상태로 확인되며, 피해자와 원한 관계 등이 전혀 없다”는 이유를 적었다. A씨의 타박상에 대해 “시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며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도 했다.

 

로트와일러와의 사투 끝에 생긴 상처. A씨는 이를 수사기관에 제출했으나, 서울 은평경찰서는 이에 대해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했다. [독자 제공]

 

이 로트와일러 습격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 검정 대형견은 2020년 7월에도 은평구 불광동의 한 골목길에서 태미와 동일한 견종의 스피츠를 물어 죽이고, 그 견주 C씨를 공격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전력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로트와일러 견주 B씨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당시 재판에서 “다른 개를 물어 죽이도록 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재물손괴죄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견주가 공격을 지시하는 등 재물손괴의 고의가 없는 이상 개가 야생의 본능에 따라 다른 개를 물어 죽인 데 대해선 죄를 물릴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스피츠 견주를 다치게 한 부분만 동물보호법상 맹견관리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불광동 주민들은 2020년 재판 당시 B씨가 로트와일러를 입양보내겠다고 약속했으나, 얼마 안 있어 “입양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도로 데려왔다고 한다. B씨 이웃인 D씨(30)도 “어머니가 길에서 폼피츠 견종의 반려견 탄이를 산책시키던 중 이 로트와일러가 탄이를 물어 죽였다”며 “그 후로 어머니는 이 검은 로트와일러가 지나가면 문 안으로 숨었다가 나간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또 다른 이웃 D씨도 2019년에 잠시 데리고 있던 리트리버가 B씨의 로트와일러에게 공격 당하는 사고를 입었다고 한다. D씨는 “주민들이 무서우니까 입마개를 해달라고 해도 견주 B씨는 늘 ‘괜찮다. 안 문다’고 말한다. 해코지할 수 있단 걱정에 물리고 나서도 치료비 청구는커녕 사과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은평구청 측은 “최근 로트와일러 견주가 개를 다른 곳으로 입양보냈고, 은평구에서 이를 직접 확인했다"며 "다시 개를 데려오는 일이 없도록 잘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로트와일러가 주변 개를 문 것이 직접적인 증언으로 확인된 것만 6건이다.

 

서울 은평경찰서서 A씨에게 공개한 불송치 이유서. ″고소인이 제출한 피해 부위 사진으로 볼 때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적혀 있다. [독자 제공]

 

태미의 견주 A씨는 경찰의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A씨는 “습격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 로트와일러는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고, 입마개도 움직임 몇 번에 풀어져 버린다”며 “실수로 끊어진 것이라고 해도 주인의 관리 책임이 없다고 판단해버리면 끝이냐”고 반문했다.

법원에서도 A씨처럼 직접적인 개물림 피해가 아니라, 개물림을 막으다가 발생한 부상에 대해 과실치상죄를 적용한 전례가 있다. 2022년 12월 창원지법은 그해 1월 28일 경남 창원의 한 거리에서 리트리버 2마리가 몸집이 작은 강아지를 공격해, 해당 견주가 리트리버들을 제지하다가 발목을 접질려 2주간 상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 과실치상을 인정했다. 창원지법은 리트리버 견주에게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법적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동물 관련 사건을 주로 수임해 온 법무법인 청음 조찬형 변호사는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동물 소유자는 동물이 기르는 곳에 벗어나지 않게 관리해야 하고, 이를 위반해 사망이나 상해를 초래한 경우엔 각각 2~3년 이하 징역, 2000~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는 동물보호법을 제한적으로 적용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적극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 겨울 로트와일러에게 물려 사망한 갈색 폼피츠 탄이(당시 2세) 의 생전 모습. [독자 제공]

 

 

 

중앙일보


  1. '이선균 협박 女' 떡잎부터 달랐다…스무 살부터 76명에게 사기 치고 감옥행
    유튜브 카라큘라 캡처 배우 고(故)이선균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A씨가 과거 수십 명을 상대로 사기를 쳐 수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범죄연구소'에는 '어릴적 떡잎 부터 달랐던 그녀...'...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2. 황의조 "성관계 영상, 합의 하에 이뤄진 것"…피해자 "거짓말, 명예에 상처"
    황의조 선수. 연합뉴스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축국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가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하지 않았다"며 불법 촬영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피해자 측은 "거짓말을 반복하고 피해자의 명예에 상처주는 행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3. 비트코인 시세 30% 가격에 판다고?…금감원, '가짜 코인' 소비자경보 발령
    저가 매수 권유뒤 위조 문서로 현혹 투자금 받은 뒤 '진짜 코인'과 이름만 같은 가짜 코인 전송 A씨는 한 업체로부터 유명 코인 B를 시세의 30% 수준 가격으로 판매한다며 투자를 권유받았다. 해당 업체는 A씨에게 B코인이 국내 다른 대형 거래소에도 상장할 ...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4. '이효리 로또' 맞은 '더 시즌즈'…화려한 '레드카펫' 깔았다
    KBS 2TV '이효리의 레드카펫' 포스터 가수 이효리가 '더 시즌즈'에 제대로 '레드카펫'을 펼쳤다. 지난 12일 이효리가 데뷔 후 처음으로 단독 MC에 나섰던 KBS 2TV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이하 '레드카펫')의 2회가 방송됐다. 지난 5일 방송된 1회에서...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5. 한소희, 고졸 학력 첫 고백 "프랑스 대학 붙었는데 6천만원 없어 못가"(나불나불)
    배우 한소희가 고교 졸업 이후 대학에 가지 않은 이유를 처음으로 밝혔다. 13일 채널 십오야에는 '서준이가 갑자기 데려온 친구랑 급나불 |나영석의 나불나불'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배우 박서준은 '경성 크리처'로 합을 맞춘 여배우 한소희와 함께 나영석 ...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6. 풍자, 성전환 방송인 고충 덜어낸 신인상…"악플 상처 커"(전참시)[전일야화]
    성전환 방송인 풍자가 MBC 연예대상 신인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에는 풍자의 2023 MBC 연예대상 신인상 수상 비하인드가 담겼다. 이날 풍자는 '전참시'에 함께 출연했던 메이크업 담당 스탭 대영 씨...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7. '子 부모된' 현빈♥손예진, 새해 맞아 2억 기부한 이유
    톱스타 커플 현빈♥손예진이 갑진년 새해를 맞아 연이어 기부 소식을 전하고 있다. 베이비박스 1억 5천만원을 포함해 자선바자회 수익금 4천만원도 기부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최근 손예진-현빈은 부부 이름으로 지난해 연말 서울 아산병원과 재단...
    등록일: 2024.01.14
    Read More
  8. 산책 중 60㎏ 검은 개의 습격…전과 6범인데 무죄 받았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산책로에서 로트와일러가 스피츠를 공격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8시 여성 A씨(45)는 스피츠 견종의 반려견 ‘태미’와 함께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의 뒷산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A씨 앞을 맹견인 ...
    등록일: 2024.01.13
    Read More
  9. 이효리 "♥이상순, 일렉 기타 칠 때 섹시해...덮치고 싶더라" ('레드카펫')
    가수 이효리가 "이상순, 일렉 기타를 칠 때 덮쳐버리고 싶은 섹시한 매력이 있다"며 웃었다. 12일 방송된 KBS 2TV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레드카펫')에서는 가수 윤하가 출연했다. 이날 '사건의 지평선'을 부르며 등장한 윤하는 "2년 2개...
    등록일: 2024.01.13
    Read More
  10. "내 입력값은 아이돌" 정동원, 제대로 마음 먹은 'JD1' 개발 (불후)
    ‘불후의 명곡’ 정동원이 개발한 인공지능 아이돌 JD1이 데뷔 무대에 나선다. 13일 방송하는 KBS 2TV ‘불후의 명곡’은 ‘워너비 페스티벌 in 평창’으로 기획돼 시청자들을 만난다. 정동원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개발된 인공지능 아이돌인 JD1은 “개발자인 정동원...
    등록일: 2024.01.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 642 Next
/ 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