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다니엘스 ASPI 전무이사 긴급 인터뷰
"中군사훈련 강화, 미-대만 비공식 관계 강화"
"중, 라이에 불신..모든 행동서 '대만독립' 해석할 것"
"경제협력기본협정 일부, 전부 파기방안 심각히 고려"
“중국은 차이잉원 총통보다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를 더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라이 후보의 당선은 악몽과 같은 결과입니다. 대만과 중국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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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다니엘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전무이사는 13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민진당은 창당 38년 만에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을 했지만 라이칭더 득표율은 간신히 40%를 넘겼고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진당은 과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는 “라이칭더 후보가 연설에서 자신의 승리는 독재에 맞선 민주주의 승리라고 강조했지만, 민진당은 의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고 2020년 차이 총통후보가 당선됐을 때보다 훨씬 적은 득표율을 보였다”며 “대만 유권자들은 정치시스템 본질보다 다른 이슈에도 방점을 찍고 투표를 한 결과라고 본다”고 이번 선거에 대해 평가했다.
그러면서 라이 후보의 당선은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은 차이 총통보다 라이 후보를 더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라이 후보의 당선은 악몽과 같은 결과”라며 “중국은 군사훈련을 강화할 것이고, 미국과 대만은 비공식 관계를 강화하면서 억지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과 대만 관계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이 후보가 공식적으로 대만 독립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중국이 라이 후보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라이 후보가 하는 모든 일에서 ‘대만 독립’이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만에 대해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은 양안 경제 교류를 규율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양안무역협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파기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경제분야에서 무역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다니엘스 이사는 특히 라이 후보가 ‘대만 독립을 지향한다’고 명시한 당 헌장을 수정하지 않는 한 중국간 갈등 수위를 줄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라이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내 친독립성향 정치인들에게 ‘현상유지’라는 온건한 메시지에 동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그나마 중국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만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에도 하나의 정책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차관보,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대만에 파견할 계획이다. 각각 버락 오바마 행정부(민주당)와 조지 부시 행정부(공화당)에서 근무한 인사로 초당적 대표단을 꾸린 것이다.
그는 “미국은 대만에게 중국에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줄 것이고, 초당적 전직 관료를 파견하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현상유지를 통해 대만해협의 긴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대만의 긴장을 낮추기 위한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과 경제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한국의 수출입은 대부분 대만 해협을 통과하거나 그 부근을 경유하기 때문에 양안간 위기나 갈등으로 인해 바닷길이 막히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