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뚜껑 폭발 사고 매년 발생
폭죽 규제 강화에도 소용 없어
중국에서 어린이들이 폭죽놀이를 하다가 맨홀 뚜껑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은 오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중국의 설날)를 앞두고 폭죽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기로 했다.
춘제 앞두고 또 폭죽 사고 이어져…"매년 발생하는 사고"
23일 중국 온라인상에는 어린이 3명이 하수구 근처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이들 중 한 아이가 하수구 맨홀 안으로 폭죽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잠시 후 하수구 안에서 불꽃이 치솟으면서 맨홀 뚜껑이 폭발했고, 한 아이는 폭발의 여파로 몸이 튕겨 나가기도 했다. 바로 옆에 주차된 차량은 통째로 들리기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21일 오후 3시 40분께 충칭시 완저우구 남빈상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하수도 내에 있는 가연성 가스에서 폭죽의 불꽃이 붙으면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어린이 1명이 얼굴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맨홀 주변 인도는 크게 훼손됐다.
이 같은 맨홀 사고는 중국의 춘제 즈음에 매년 발생하는 사고다. 이 외에도 폭죽 관련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앞서 같은 날 쓰촨성 광안시(市)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도 11층에서 사는 어린이가 아래층으로 폭죽을 던져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어 후난성 창사시에서도 어린이들이 폭죽을 터뜨리다 화재가 발생해 오토바이 13대가 전소되고 아파트 담벼락이 3층까지 검게 그을리는 일도 발생했다. 2021년 닝샤자치구 인촨시에서는 맨홀 뚜껑 사이로 폭죽을 던진 11살 소년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소년은 2m 높이로 치솟은 불길과 폭발 여파로 사고 현장에서 5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잇따르는 '폭죽 사고'에 당국도 골머리…"폭죽 전면 규제는 실천하기 힘들어"
2021년 1월 25일 중국 쓰촨성 다저우시의 한 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불붙인 폭죽을 하수구에 던져 하수구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폭발 충격으로 맨홀 뚜껑 여러 개가 굉음을 내며 허공으로 솟구쳤다. [이미지출처=펑파이신원 캡처]
중국에서는 정월 초하루(춘절) 첫닭이 울면 집 마당에서 폭죽을 터뜨려서 악귀를 쫓는 풍습이 있다. 현지에서는 춘절 전후로 대도시부터 작은 시골 마을에서까지 폭죽이 터지는 소리를 끊임없이 들을 수 있다. 일부 농촌에서는 춘절 때 터뜨리는 폭죽의 규모를 부의 척도로 간주해 폭죽 장만에 수개월 치 월급을 쏟아붓기도 한다.
그러나 폭죽놀이로 인한 대형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겨울철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당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규제에 나섰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로코로나 정책이 강화하면서 춘절 폭죽에 대한 규제 역시 강화했다. 그러나 여론의 불만과 반발이 작지 않은데다 폭죽 금지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자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허난성 저우커우에선 폭죽놀이를 막는 경찰과 주민 간의 몸싸움이 일어났다. 당시 경찰차 위에 올라간 차를 부수는 중국인의 영상이 트위터(현 X·엑스)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일부 지방 정부가 '폭죽 전면 금지 조처'를 내놓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6일 "합법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선춘야오 법제공작위원회 주임은 "(폭죽놀이) 전면 금지는 상위 법률과 규정에 부합하지 않으며, 사실상 실천하기도 어렵다"며 "상위 법령에 맞춰 수정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