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120채 이상 파손 또는 붕괴…한파 겹쳐 피해 주민들 이중고
[알마티=AP/뉴시스] 22일(현지시각)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악수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해 이웃 나라인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민들이 아파트에서 대피해 거리에 모여 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10여 건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4.01.23.
23일(현지시간) 새벽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 46년 만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 키르기스스탄과 국경에서 가까운 곳이다. 현지 지방정부는 부상자 6명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갑자기 개 짖고 아파트 흔들려…죽는 줄"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지진청(CEA)은 이날 오전 2시9분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 자치구역 내 우스 현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은 우스 현에서 50km 떨어진 곳이었으며 깊이는 지하 22km였다. 지진 후에도 오전 8시 기준 규모 3 이상, 최대 규모 5.3의 여진이 40회 이상 있었다고 한다.
진원지에서 600km 떨어진 타쳉시의 한 주민은 "갑자기 개들이 짖더니 아파트가 흔들렸다"며 "대규모 지진이면 도망쳐도 소용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 줄 알았다"고 AP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도 "샹들리에가 흔들리고 언론사 건물도 흔들렸다"고 전했다.
23일(현지시간) 오전 2시9분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스 현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은 티안 샨 산맥을 따라 발생했다"며 "지진활동이 활발한 곳이나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은 드물다"고 했다.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최근 100년 기준 이 지역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978년 이후 처음. 당시 진원지는 이번 지진 진원지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이었다고 한다.
AP는 신장자치구가 웨이보 공식계정에 올린 공지를 인용, 이번 지진으로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2명은 중상, 나머지는 경상이라고 전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우스 현 발표에 따르면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보고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오전 2시9분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스 현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독일 지질과학연구소 갈무리
"진원지 주변 고산지대에 인구밀도 낮아"차이나데일리는 진원지 주위 5km의 평균 고도가 해발 3048m로 고산지대에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우스 현은 면적 9052km²에 2022년 기준 인구 23만3000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밀도는 1km²당 25.7명으로, 같은 해 서울(1㎢당 1만5550명)에 한참 못미친다.
다만 지진으로 인해 집이 120채 넘게 붕괴한 데다 한파가 겹쳐 현지인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피해 지역 인근 기온은 영하 18도 수준이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소방인력 190명 이상이 지진 현장으로 급파됐으며 응급관리부 조치에 따라 구호인력 1200명이 추가 투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응급관리부 긴급 조치로 피해 지역에 텐트 1000동, 겨울옷과 이불 각 5000벌, 접이식 침대 5000개와 온열기 1000대 등 구호물자가 공급됐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중국 간쑤성에서 규모 5.9 지진 발생해 151명이 숨졌다. 간쑤성은 신장자치구보다 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당시 지진 진원지는 성도 란저우 시에서 불과 96km쯤 떨어진 곳이었다. 란저우 시는 중국 서북부 최대 공업도시로, 인구조사 사이트 월드포퓰레이션리뷰에 따르면 330만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지진이 한밤중에 발생해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전날에는 원난 성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구조작업이 한창이다. 주민 47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8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GT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수색구조 작업에 총력을 다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재정부와 응급관리부는 예산 5000만 위안(93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