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옛 연인이 집배원인 척 찾아와 산 테러
아스피린처럼 녹던 팔, 100번 수술…
“이게 나다, 생존자 권리 위해 싸울 것”

 

지난 2009년 황산 테러로 얼굴이 무너져 내리는 피해를 입은 벨기에의 파트리시아 르프랑이 산 테러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화보 모델로 나섰다. 산 테러 생존자 국제 신탁 누리집 갈무리

 

벨기에의 전직 패션모델 파트리시아 르프랑(59)은 지난 2009년 택배가 도착했다는 소리에 집 밖으로 나갔다. 배달원을 가장해 찾아온 옛 연인은 르프랑이 현관문을 열자마자 그에게 황산을 뿌렸다.

르프랑은 “걸을 수조차 없어 팔로 기어 다녀야 했다. 팔이 아스피린처럼 녹아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 삶은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끔찍했던 ‘그날’을 회상했다. 그 뒤 집에서 숨어지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위해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왔다.

르프랑은 최근 다시 패션모델이 되어 카메라 앞에 당당히 섰다. ‘산 테러 생존자 국제 신탁’(ASTi·Acid Survivors Trust International·국제 신탁)이 영국의 사진작가 랭킨과 펼친 화보 제작 캠페인의 모델로 나섰다.

“가해자는 감옥서 몇년, 나는 타버린 피부에 평생 갇혀”
테러 당시 세 아이의 엄마였던 르프랑은 얼굴과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이후 3달 동안 혼수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100차례가 넘는 수술이 이어졌지만, 이전 모습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무너져내린 얼굴을 되살릴 수 없었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집 밖 출입은커녕 거울조차 들여다보지 못했다.
 

파트리시아 르프랑이 황산 테러를 당하기 전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들고 서 있다. 산 테러 생존자 국제 신탁 누리집 갈무리


그러나 ‘눈물의 쿠튀르’(눈물의 옷)라 이름 붙은 화보에서 르프랑은 황산 테러를 겪기 전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든 채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눈물의 옷’이란 이름에 걸맞게 이 화보엔 “패션은 한철이지만 산 테러 생존자의 눈물은 평생 간다”는 문구와 함께 르프랑이 흘린 눈물 방울을 천번 촬영한 뒤 이를 확대해 실크 천에 인쇄한 조각도 실렸다.

그는 “대부분의 (황산테러) 가해자는 몇 년 뒤 감옥에서 풀려나지만, 나는 평생을 타버린 피부 속에 갇혀 지내야 한다. 처음엔 의사들이 나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다는 데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안다. 이제 산 테러 생존자들의 권리를 위해 맞서 싸우려 한다”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로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화보명 ‘눈물의 옷’…눈물방울 1000번 촬영
르프랑은 22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에 “더는 집 안에만 머무르며 가해자에게 만족감을 주고 싶지 않다. 다소 거칠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추한 얼굴과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이게 나다”라고 말했다.

국제 신탁은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파키스탄 등 산 테러 폭력의 영향을 받은 지역들은 대규모 패션 산업을 밑바탕 삼고 있다”고 패션 기업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산을 이용하는 의류·보석 산업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 관리 허술한 패션 기업도 책임 있다
국제 신탁은 “제조 과정에서 산을 이용하는 공장이나 부지를 둔, 그래서 산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지역에서 황산을 이용한 공격이 발생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면서 “방글라데시의 경우 산을 활용한 의류 및 보석 산업이 발달한 지역의 산 폭력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재프 샤 국제 신탁 상임이사는 로이터에 “이번 화보는 패션 기업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주로 남성들이 여성을 향한 무기로 삼아 온 산에 대해 기업들이 더욱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09년 황산 테러로 얼굴이 무너져 내리는 피해를 입은 벨기에의 파트리시아 르프랑이 산 테러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화보 모델로 나섰다. 산 테러 생존자 국제 신탁 누리집 갈무리


  1. 中, 대만 침공 카드 쉽게 못 쓰는 까닭은…“반도체가 ‘호국신산’”
    5월 총통 취임식 전까지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는 높일 듯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앞줄 가운데) 당선인이 타이베이 민진당 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중국 군용기 11대가 대만해협 중...
    등록일: 2024.0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8
    Read More
  2. 살인적 물가·반노동 정책… 아르헨, 극우 대통령 취임 45일 만에 '총파업'
    '아르헨 트럼프' 밀레이, 과격 정책 펴 논란 노동조합 약화 등 법령 600개 개정 추진도 "새 정부 출범 후 역대 가장 빠른 총파업" 아르헨티나에서 총파업이 일어난 24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의...
    등록일: 2024.0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2
    Read More
  3. "김정은, 몇달내 韓에 치명적 군사행동…연평도 포격 이상 가능성"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지방발전 20X10 정책’ 이행 방안을 지시했다. 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
    등록일: 2024.0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3
    Read More
  4. “한국인 직원 더 필요합니다”…시급 1만 5천원 내건 日 ‘이곳’
    일본 USJ, 한국인 직원 추가 채용 지난해 2월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판의 모습. 2024.1.25 도쿄 교도 연합뉴스 일본 오사카에 있는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에서 한국인 직원을 추가로 채용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유니버셜 스...
    등록일: 2024.01.2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35
    Read More
  5. 사우디, 사상 첫 술집 개장은 했는데…"대리운전 불가"
    정부에 허가서 받아야만 출입가능 한달간 마실 수 있는 술의 양도 제한 자국민은 물론 비이슬람 외국인들에게까지 술 판매를 금지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에 처음으로 술집이 열렸다. 자국민은 여전히 출입이 불가하고 외교관들만 출입할 수 있는데다 출입 규정...
    등록일: 2024.0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35
    Read More
  6. 사고 위험에도 "최고 속도 20㎞ 올린다"…日, 60년 만에 결단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⑦ 日 트럭 최고속도 60년만에 올리는 이유 기사 1명이 트럭 2대분 나르는 '더블연결트럭' "트럭 의존도 줄여라"…日, 운행구간 2.5배 늘리기로 고속도로 최고 속도 60년만에 처음 90~100㎞로 도쿄서 8시간 아오모리까지 당일...
    등록일: 2024.0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6
    Read More
  7. 황산테러 당한 패션모델, 다시 카메라 앞 ‘복귀’…정면을 향하여
    옛 연인이 집배원인 척 찾아와 산 테러 아스피린처럼 녹던 팔, 100번 수술… “이게 나다, 생존자 권리 위해 싸울 것” 지난 2009년 황산 테러로 얼굴이 무너져 내리는 피해를 입은 벨기에의 파트리시아 르프랑이 산 테러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화보 모델로 나...
    등록일: 2024.01.2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9
    Read More
  8. 01년생 일왕 외동딸 아이코 공주, 첫 직장으로 선택한 곳은
    아이코 공주. /로이터 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22) 공주가 오는 3월 대학 졸업 이후 일본적십자사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23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코 공주는 오는 4월 1일부터 일본적십자사에서 촉탁직으로 일한다. 아이코 어머니...
    등록일: 2024.01.2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47
    Read More
  9. 中신장 46년 만의 강진 "부상자 6명"…인구밀도 낮은 지역
    주택 120채 이상 파손 또는 붕괴…한파 겹쳐 피해 주민들 이중고 [알마티=AP/뉴시스] 22일(현지시각)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악수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해 이웃 나라인 카자흐스탄 알마티 시민들이 아파트에서 대피해 거리에 모여 있다. 카자흐스탄 ...
    등록일: 2024.01.2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3
    Read More
  10. 빨간 조끼 2천명, 얼음판 위에서 5분 동안 돌리니 '세계 기록'
    붉은색 조끼 입은 참가자들, 동시에 팽이 돌려 중국에서 2000명 가까운 인원이 동시에 팽이치기하는 데 성공해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23일 차이나데일리 등은 지난 20일 지린성 징위현 쑹허강 생태관광풍경구에서 1946명이 참가한 가운데 '팽이치기 최...
    등록일: 2024.01.2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424 Next
/ 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