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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1.27명 등 유럽도 줄줄이 출산율 하락세,
전문가들 "시대 달라져, 20세기 정책은 효과 없어"
"경제 위해 아기 낳으라? 미래 안심할 메시지를…"

 

(헬싱키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지난 1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 앞에 대선 후보들의 선거 포스터가 걸려있다. 2024.01.1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년 전 육아와 출산 정책의 '교과서'로 불렸던 핀란드. 세계 각국이 최고 수준의 산모 관리와 넉넉한 육아 휴가, 취학 전 보육권리 등 핀란드식 모델을 벤치마킹했지만 지난해 이 나라의 출산율은 1.27명, 2010년 이후로 3분의 1가량 급감했다. 사회안전망이 상대적으로 약한 영국보다 출산율이 낮아졌고 전통적인 양성 역할이 고착화된 이탈리아와 비교해도 약간 높은 수준에 그친다.

이념이나 나라 크기, 경제의 성장 여부와 무관하게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다. 14억4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대국' 인도조차도 여성 1인당 출산율이 2.0으로 이론적으로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출산율인 2.1명보다 적다. 각국이 엔데믹을 선언한 지난해 유럽에서는 헝가리, 독일,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등 출산율 모범 사례로 거론됐던 모든 나라에서 출산율이 하락했다.

상황이 이러니 나라마다 출산율 급락을 막는 게 당면 과제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출산율을 "최우선 과제"로 선포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아예 "인구 재무장"(demographic rearmament)을 약속했다. 저출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들은 지금의 저출산 현상이 경제나 가족정책에서 비롯된 게 아닌 터라 과거 20세기에 통했던 정책은 무효하다고 지적한다.
 

놀이터에 비치된 블록 장난감을 갖고 모래놀이를 하는 헬싱키 아이들 /사진=김평화 기자

 

안나 로트키르히 핀란드 가족연맹인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현재 저출산의 이상한 점은 그 누구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적 대응이 시도되지 않았다. 저출산은 문화적, 심리적, 생물학적, 인지적 문제"라고 밝혔다. 이를 간과하고 과거처럼 육아휴직을 늘리거나, 수당을 늘리는 데 집중하면 성과는 없이 막대한 비용만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핀란드 가족연맹인구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밀레니얼 세대의 인생 계획엔 자녀가 포함돼 있지 않다. 로트키르히 연구원은 "과거엔 자녀를 갖는 게 성인이 되기 위한 '초석'(cornerstone)이었다면, 지금은 이미 다른 모든 것을 다 갖춘 상태에서 아이를 갖는다. 출산이 '최고 업적'(capstone)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가난한 사람이 삶을 지탱하기 위해 자녀를 더 낳는다는 '불확실성 감소' 이론도 뒤집혔다. 배우자가 있고 부모의 지원을 받으며 직업이 있고, 외롭지 않은 이미 '풍족한'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트키르히 연구원은 "이는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상당히 새로운 현상"이라며 "밀레니얼은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을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콜라리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눈으로 뒤덮인 핀란드 콜라리 지역에서 사람들이 두꺼운 옷을 차려입고 걸어가고 있다. 2024.01.04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확산이 정치적 양극화, 외로움, 정신건강 문제 등을 유발해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의심한다. 출산율을 높이거나 적어도 안정화하려면 하향식 정책뿐 아니라 사회전반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생산성만큼 사회적 재생산과 자녀 양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

로트키르히 연구원은 이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경제를 위해서 아기를 낳으라고 말해선 안 된다. 대신 미래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메시지를 바꿔야 한다"며 "당신이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경제가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란드 정부는 단기적으로 출산율을 1.6명으로, 장기적으로는 1.8명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출산에 부정적인 인구를 감안하면 2030년까지 1.4명을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민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진 못한다. 로트키르히는 "아이를 낳지 않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고국에 아이를 두고 떠나는 필리핀 노동자를 수입하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잘라말했다.
 

(브뤼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이 지난해 4월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 중 31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을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 아니켄 휘트펠트 노르웨이 외무장관의 축하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여성의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핀란드 여성 11%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대답했다. 중장기적으론 인공지능의 부상이 역으로 인간성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동기를 자극해 아이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로트키르흐는 "삶의 방식이 혼자 살면서 섹스도 하지 않고 안정적인 파트너십도 없이 아이도 낳지 않는 것이라면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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