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이솜과 19금 연기 전우애 느꼈다…옥자연과 불륜 이해불가”(LTNS)

사진=안재홍, 티빙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안재홍이 배우 이솜과 펼친 과감한 부부 연기에 대해 "전우애를 느꼈다"고 밝혔다.

안재홍은 2월 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뉴스엔과 만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LTNS'(엘티엔에스)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LTNS'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 불허 불륜 추적 활극이다. 제목은 'Long Time No Sex'(롱 타임 노 섹스)의 약자다. 이번 작품을 위해 영화 '윤희에게'로 뛰어난 영상미를 선보인 임대형 감독, '소공녀'로 웰메이드 현실 반영 코미디의 대가라는 호평을 받은 전고운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LTNS'는 1월 19일 첫 공개 이후 '어른들을 위한 흥미로운 19금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마지막 5, 6화는 2월 1일 낮 12시 공개됐다.

안재홍과 이솜이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건 영화 '소공녀'(2018), 영화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2020) 이후 3번째다.

안재홍은 "이번 작품에서 중요하고 반가운 지점은 모든 작품에서 연인을 연기했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반갑고 감사한 순간이었다. 실은 3번째 호흡이긴 하지만 '소공녀' 때는 그렇게 많은 부분에 나오지 않았고 특별 출연이었고 두 번째 작품은 제가 만들어 봤던 단편영화였고. 촬영하면서 느꼈던 건 이제야 이솜이란 배우가 어떤 성향의 연기를 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안재홍, 티빙 제공

이어 "이번에 호흡을 맞추면서도 오히려 굉장히 신선했고 오히려 상대 배우를 알고 서로 어떤 성향의 연기자인지 아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는 작품이었다. 친하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경계하며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끝까지 가는 신들은 모두가 처음 만들어보고 처음 연기하는 장면이라 굉장히 새로움을 많이 갖고 작업하려고 임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안재홍은 "서로의 대사가 맞물리며 들어갔는데 그 대사가 굉장히 리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본에 없었는데 제가 웃으며 들어가면 이솜 배우도 웃으며 들어갔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유기적으로 연기를 했다. 그래서 그런 장면들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사실적 순간들을 담고 포착하고 싶었다. 뭔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LTNS'에는 한국 드라마 사상 높은 수위의 대사가 담겼다. 안재홍은 "대사가 수위 높고 직설적인데 대본 자체가 갖고 있는 말의 힘이 있는데 이걸 오히려 연기자로서 좀 주춤한다거나 순화 작업을 거치면 이 말의 힘을 희석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대본이 가진 에지를 윤화시키는 작업이 될 것 같은데 그럼 이 작품이 가진 에지 있는 매력을 아쉽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강하고 수위 높은 대사들을 더 자연스럽게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하고 대화하는 이 순간들을 오히려 더 리얼하게 그리고 싶었다. 그래야 자연스러움 속 시청자들이 아찔함, 매운맛의 감흥이 불시에 가슴에 툭툭 꽂히는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무엘과 우진이 처한 애잔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안재홍은 "사무엘과 우진이 펜션 내에서 폰섹스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할 때도 오히려 대사가 가진 힘과 발칙함을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어떤 한 부부가 놀듯이 표현해야 이 장면이 훅훅 가슴에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저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장면을 보는데 굉장히 발칙하면서도 슬프고 애잔하고 웃기더라. 저도 편집본을 보고 두 감독님한테 오히려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대본의 힘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우진과 치열하게 다투다 자신의 정력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우진 앞에서 자위를 하는 신 역시 파격적이었다. 안재홍은 "거실에 물이 차오르는 장면을 찍을 때 정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장면을 만들어 낸다는 쾌감도 있었다. 굉장히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끝까지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부가 정말 끝까지 가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안재홍, 티빙 제공

이어 "그 장면을 찍을 때 이솜 배우와 정말 전우애를 느꼈다. 정말 해 본 적도 없는 연기, 느껴 본 적도 없는 감정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집 안에 비가 오고 물이 차오르는 장면을 미리 연습할 수도 없지 않나. 그 장면만 이틀 내내 찍었는데 정말 저희 작품의 백미가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모든 스태프 분들, 감독님들도 처음 만들어 보는 신이었기에"라고 덧붙였다.

사무엘과 민수(옥자연 분)의 정신적 불륜 행각이 이해됐냐는 질문에는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데 인물로서 다가가 봤을 때는 '나 대화할 사람이 필요해'라는 말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 사무엘이 우진에게 느끼지 못했던 공감의 영역을 민수 씨가 훅 마음속에 들어왔기에 정서적 외도를 한 셈이다. 굉장히 안타깝다"고 답했다.

이어 "(사무엘과 우진이) 국밥신에서 서로 냅킨을 나눠 눈물을 닦는 장면이 굉장히 슬펐다. 이 두 사람이 왜 이렇게 헤어져야 할까 참 안타깝고 슬프고 먹먹했다"고 덧붙였다.

사무엘은 이혼 후 우진을 다시 찾아가 하룻밤을 보낸다. 안재홍은 "그 장면은 내가 느끼기에는 열린 결말이었던 것 같다. 이 둘이 다시 사랑에 빠질 것이냐 아니면 섹스는 할 수 있잖아'라는 사무엘의 대사처럼 그냥 한 번 다시 만난 것인지, 다시 이어질 것이냐 안 이어질 것이냐는 열어 놓은 결말이었던 것 같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재회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재회만큼 뜨거운 감정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또 배우 입장에서는 다시 잘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서로만큼 잘 어울리는 한 쌍은 없다는 생각을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 보면 사무엘이 우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크리스마스에 혼자 와인을 먹고 있을 걸 알아서 다시 찾아간 게 아닐까 싶었다. 사무엘만큼 우진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재홍은 "우진을 찾아가 '요즘 만나는 사람 없어?'라고 물어보는데 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뭔가 너무 아니지 않나 싶었다. 이 사람을 깊숙히 찌르는 게 아닌가 생각을 가졌는데 기혼자인 전고운 감독님은 둘이 끝까지 갔고 이혼도 했는데 못할 말이 없냐고 하더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아무 타격감이 없다고 하더라. 기혼이 아닌 전 모르는 감정이었던 것 같다. 같이 산 부부이기에 할 수 있는, 연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또 다른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미혼으로서 기혼을 연기한 'LTNS'는 안재홍에게 어떤 깨달음을 가져다줬을까. 안재홍은 "제가 사무엘을 연기하며 많이 느꼈던 건 '결혼은 지속적인 격려'라는 생각이었다. 서로가 지속해 응원하고 잘 다독여 주는 것이 결혼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