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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 부켈레 지지…'부켈레 신드롬'
재선 위해 편법 사용도…'위헌' 지적 잇따라

 

엘살바도르 대통령선거 투표가 종료됐다. '갱단 척결'을 밀어붙이고 있는 나이브 부켈레(42) 대통령의 적수가 없다시피 하면서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수도 산살바도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오전 7시부터 유권자들이 1670여곳에 마련된 각 투표소에서 자신의 권리인 한 표를 행사하며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국내 유권자 수는 621만4천399명(선거 당국 집계 기준·외국 소재 유권자 제외)이다. 이 가운데 부켈레 대통령은 선거 전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80%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결선 투표 없이 손쉽게 연임을 확정 지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이번 선거는 '부켈레의 대관식'이라는 말도 나온다. 또 이날 대선과 더불어 총선도 함께 치러졌는데, 엘디아리오엘살바도르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총선에서도 여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강력한 갱단 척결 의지로 2019년 집권 당시 부켈레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7만5000명에 달하는 갱단 조직원들을 잡아들이는 초강력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다. 또 살인사건 발생률을 2015년 10만명당 105.2건에서 2023년 10만명당 2.4건으로 떨어뜨리는 등 극적인 성과를 이뤄내면서, 레임덕은커녕 '아이돌' 같은 인기몰이를 해왔다.

2019년 대선에서 중도우파 성향 제3당 후보로 출마해 30년간 이어진 양당 체제를 깬 부켈레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밝히거나, 취임 첫해 유엔총회 연단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셀피를 찍는 등 독특한 모습을 보였다. 또 취임 초반 좌우 양당이 장악했던 국회에 출석할 때는 무장 군경을 대동하고, 수감자들을 속옷만 입힌 채 빼곡히 포개 앉힌 모습의 사진을 수시로 공개하는 등 다소 극단적인 행보도 보였다. 그는 국가 예산을 동원한 비트코인 투자로 경제난 극복 재원을 마련하려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 있는 이살코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한군데 모아놓고 감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다만 그의 재선에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엘살바도르 헌법에 대통령이 10년 이내에 다시 출마할 수 없다는 연임 제한 조항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헌법재판관들로부터 재선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냈다.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휴직하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독재자'를 자처하는 가운데 그의 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상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장악한 그가 너무 무소불위의 권력을 노린다는 지적이다. 갱단 척결 과정에서 무분별한 체포와 구금 중 고문과 사망,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의 강경한 정책을 밀어붙인 영향도 있다.

클라우디아 오르티스 야당 VAMOS당 의원은 부켈레를 견제하고 권력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라도 부켈레와 무관한 야당 후보를 더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한 정당과 개인이 모든 권력을 갖게 되면 훔치거나 거짓말하거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한 척하는 일이 더 쉬워진다"라고 강조했다. 아나 마리아 멘데스 다르돈 중미 정치분석가는 외신에 "이번 선거를 계기로 엘살바도르 내 정치적 반대파는 거의 사라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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