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선 훔치다 온몸 화상입고 사망…경제난 아르헨티나 ‘충격’

고압선 훔치다 사망한 아르헨티나 20대 청년. [사진출처=연합뉴스, 온라인 캡처]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20대 청년이 고압선을 훔치다 치명적인 화상을 입고 이틀만에 사망했다고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살인적인 고물가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길거리에서 전기선, 전화선 등을 훔치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도둑이 범행 중 감전돼 온몸의 90%에 화상을 입은 가운데 사건 직후 촬영된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국가적 관심이 집중됐다.

도둑은 에세키엘 프란시스코 쿠라바라는 21세 청년으로, 로사리오에서 형과 함께 땅 밑에 묻혀있는 고압선을 훔치려다 감전사고를 당했다.

당시 거리를 지나가던 시민들에 따르면 쿠라바가 감전당해 피부는 새까맣고 일부는 하얗게 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쿠라바가 입고 있던 옷은 타버렸고 그가 비틀거리면서 쇼크 상태에서 걸어 나왔다고 진술했다.

동영상을 촬영한 시민들은 쿠라바 때문에 동네 전체가 정전되었다고 밝혔으며, SNS에서는 “도둑질하다 저게 뭔가. 자업자득이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쿠라바는 즉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온몸의 90%에 화상을 입은 그가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면서도 “피부는 화상으로 탔고 몸속의 장기들은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폐에도 염증이 생겨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상황이 위급하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중환자실에서 이틀 만에 사망했다.

쿠라바는 노숙인 생활을 해왔으며, 이미 절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전화선, 전기선 등의 도난이 늘어나면서 감전으로 인한 화상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