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2664.27)보다 3.43포인트(0.13%) 오른 2667.7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 지수가 3일 만에 반등을 시작으로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우리나라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거세지면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평가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에만 국내 주식을 사들인 규모는 7조원이 넘는다.
23일 코스피는 0.13%(3.43포인트) 오른 2667.7에 마감했다. 장중 최고 2694.80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3시30분 기준 개인이 1101억원, 기관이 560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459억원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5일과 21일만 제외하고 줄곧 순매수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해 이달에만 7조1663억원을 순매수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역대 2번째로,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최대치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도 있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13년 9월 7조8263억원이다.
전날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였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주가 상승 등으로 SK하이닉스 주식을 하루에만 2334억원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3%대 상승하며 16만1400원에 마무리했는데,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강세를 보였다.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주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달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 현대차, SK하이닉스, 삼성물산, 삼성전자우, 기아, SK스퀘어 등이다.
이처럼 최근 증시가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34년 2개월 만에 새로 썼는데,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액은 3조1000억엔(약 27조4328억원)에 달했고, 올해에는 이미 2조엔(약 19조원)이 넘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달 2거래일을 제외한 12거래일 동안 코스피를 순매수하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며 "순매도를 기록한 지난 15일과 21일이 각각 162억, 652억원으로 규모가 작은 반면 순매수 규모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순매수가 이렇게 연속적으로, 강하게 기록됐던 경험은 흔하지 않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는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